홍인숙의 문학서재

홍인숙의 문학




오늘:
2
어제:
39
전체:
457,787


길의 속삭임 <샌프란시스코 PEN문학 2호>

2007.01.09 13:55

그레이스 조회 수:470 추천:58



길의 속삭임 / 홍인숙(그레이스)





마음이 무거운 날이면 길에 나서보자. 시원스레 일렁이는 바람이 있다면
발그레 잘 익은 석양이 있다면, 툭툭 털고 일어나 길의 속삭임을 들어보자.

하늘과 땅. 드넓은 공간에 화평한 꽃과 꽃, 지붕과 지붕, 사람과 사람, 풀
잎 하나하나에도 불끈 솟아오른 푸른 혈맥을 보라. 눈감아도 마주 보이는
지척인 우리, 그 사이에도 주체할 수 없게 쌓아올린 가시덤불은 노을에
불태우고, 하얗게 사윈 한 줌 재는 대지를 축복하는 평화의 비로 길 위에
흩뿌리자. 오수(午睡)의 하늘 아래 꿈을 안은 풀꽃처럼 비밀한 길의 음성
을 들어보자.

바람도 재우고 석양도 재우고 그늘진 마음도 잠재우는 길. 오늘도 나는 걷
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펜문학 2호 2006>


이 게시물을
목록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8 행복 찿기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507
167 존재의 숨바꼭질 <미주문학 39호) 홍인숙(그레이스) 2007.10.30 506
166 삶의 물결에서 <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23 506
165 침묵 <샌프란시스코 PEN문학 2호> 그레이스 2007.01.09 503
164 아침이 오는 소리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17 501
163 오늘, 구월 첫날 <샌프란시스코 PEN문학 2호> 그레이스 2007.01.09 500
162 무료한 날의 오후 <한국일보> 홍인숙(그레이스) 2007.05.11 497
161 개나리꽃 <샌프란시스코 PEN문학 2호> 그레이스 2007.01.09 493
160 잠든 바다 외 1편 <문예운동 통권 79호> 그레이스 2008.08.29 481
159 창을 열며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17 478
158 나를 부르는 소리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74
157 소나기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73
156 저녁이 내리는 바다 <미주문학 41호> 그레이스 2008.05.13 471
» 길의 속삭임 <샌프란시스코 PEN문학 2호> 그레이스 2007.01.09 470
154 오해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66
153 검소한 삶이 주는 행복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58
152 대표시 7편 [ 한인문학 대사전 / KOREAN AMERICAN LITERARY ENCYCLOPEDIA ] [1] 그레이스 2004.08.26 455
151 사월이면 그리워지는 친구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17 454
150 비 오는 날 < 시마을문학회 사화집 4호 > 그레이스 2004.08.25 453
149 눈 먼 새의 노래 <한국일보><시마을문학회 동인집> 그레이스 2004.08.25 452
쓰기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