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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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원숙한 계절에 마음 설렘...

2004.09.29 17:06

김광한 조회 수:225 추천:6

[그 원숙한 계절에 마음 설렘...]


김광한


사랑이란 그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설레이는 것이라고
"칼릴. 지브란"이란 시인이 말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지만 마구 설레이고 대가없이 모든 것을
주고 싶은 마음, 그리고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웃고 싶고,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던 우리들의 지난날,
그 지난날들의 짧고 가련한 시간이 지나자
긴 침묵의 냉정하고 엄숙할 정도의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어느듯 인생의 가을이 닥아왔지요.
모든 문학이나 예술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랑의 주인공은
그래서 예외 없이 20대 미만의 청소년이란 것도 그 원인이 거기에
있겠지요.
그러나 원숙한 나이의 4~5십대의 철이 들 때로 들어서
알 것 다알고 있음에도 그것하나만은 어쩔 수가 없어서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사랑이랍니다.

윈저공과 심프슨부인의 사랑, 그리고 그 이외에도
그럴 사람이 아닌데도 이성적인 사람의 눈에 이상하게 비치는
사랑의 이야기는 때로는 영악한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곤하지요.
가을은 그래서 미처 다하지 못했던 나이의 사람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안겨주고 잃어버린 사랑을 회복해 줄 것을
기대하는 50대쯤의 사람들에게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절인지도 모릅니다.

서늘한 가슴에 훈풍이 밀려오는 듯한 아름다운 시,
홍인숙 시인님은 시를 참 잘 쓰십니다.
제가 단골 독자랍니다. 감상 잘했습니다.


⊙ 원작제목 : 가을 일기
⊙ 작가/시인 : 홍인숙(Grace)
⊙ 글 번 호 : 17772 (2002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