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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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눈물처럼 그렇게 내리는....

2004.09.29 17:08

김광한 조회 수:265 추천:5

[바람처럼 눈물처럼 그렇게 내리는....]


김광한


우리의 만남이란 것도 영원할 수가 없습니다.
지상의 모든 만남, 인연이란 것도 시간의 한정성이 있다보니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것이지요.
추적추적 청승맞게 내리는 내리는 가을비도 생각해보면
언젠가 내렸던 그 비의 연속이고, 이 비가 그치면 칼바람 도는 겨울,
겨울에는 겨울의 정서가 다르고, 겨울에는 겨울의 사람들이
또 기다리고 있겠지요.
이 지상의 모든 것들이 정체된 것 같지만 모두가 변하는 바람처럼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가는 안개와 같은 것들이지요.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지만 그것은 인간의 사전에 있는 단어일 뿐
우리에게 영원을 보장할 아무런 담보가 없을 때
사람들은 때로는 절망감을 갖게 되지요.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 이분법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들은
스러지거나 살아나게 마련이지요.

홍시인님의 가을비,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거리에 나딩구는 생명의 잔재를 바라보는
홍시인님의 상심한 모습이 보이는 듯 말듯합니다.
그리고 그리움, 그리움이 있다는 것은 없는 것보다 훨씬 낫지만
그리움이 슬픔으로 환전될 때 아픔은 배가되는 것이 인생사인데,
시인의 마음은 어느곳을 향해 줄달음 치고 있는지요.
오늘 저녁에도 비가 내립니다. 가을비가 서울에는,,,


⊙ 원작제목 : 가을비
⊙ 작가/시인 : 홍인숙(Grace)
⊙ 글 번 호 : 17950 (2002년 10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