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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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가는 소리, 인생이 가는 소리

2004.09.29 17:10

김광한 조회 수:145 추천:6

[사랑이 가는 소리, 인생이 가는 소리]


김광한


가녀린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길을 걷노라면
문득 이꽃이 지난해 가을의 그 꽃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똑같은 모습의 꽃 무더기, 그러나 지난해의 꽃들은 이미
자취가 없고 지금의 코스모스는 내년 이맘때 필 꽃이 아니지요.
꽃은 꽃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가는 길은 틀리지만 변하는 것은 마찬
가지겠지요.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람이나 꽃이나,
사람들이 하는 사랑도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하다는 것,
사람들이 괜히 의미를 붙여놓았을 뿐 지나가는 것은 사람이나 꽃이나
다를 바가 없겠지요,
꽃을 대하는 시간, 사랑을 하는 시간,
그 시간이 영속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여기에 영원이란 말을 함부로 쓰고 있지요.
그러나 모든 것은 가고 올뿐이지요.
이 시대의 우리는 갈 사람, 올 사람들을 위해 잔치를 준비해 주는
마음으로 이 가을의 코스모스를 보고 싶네요.
그 가녀린 꽃들을 보면서 무서운 시간의 흐름과
가을의 잔재를 맡아보는 오늘의 나, 나는 어디쯤 와있을까요.
사랑이 가는 소리,
인생이 지나가는 소리,
홍인숙 시인님, 뭐가 보이고 들리지 않나요. 감상 잘했습니다.


⊙ 원작제목 : 코스모스
⊙ 작가/시인 : 홍인숙(Grace)
⊙ 글 번 호 : 17993 (2002년 11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