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2
어제:
5
전체:
457,745


혹시 카메라를 들고 계시지 않았나요?

2004.08.12 08:46

순례자 조회 수:68 추천:2


[ 혹시 카메라를 들고 계시지 않았나요? ]


순례자


제가 요즘 디지털 카메라로 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꽃 사진도 많이 찍었지요.

카메라를 들고 살금살금 꽃에게로 접근하여
마치 어떤 보물을 훔쳐내듯이 주인인 꽃의 동정을 살피며
가만히 셔터를 만지작거릴 때의 가슴 두근거리는 황송함과
바람이 불어와 꽃이 흔들리지나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

꽃의 색채와 오묘한 생김새에 감탄하면서
그 비밀의 심장부를 렌즈로 겨누고 있으면
나 자신이 꽃의 내면으로 침전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몰아의 경지'라고 말할 만합니다.

홍인숙 시인께서도 꽃에게로 다가 가실 때
혹시 카메라를 들고 계시지 않았습니까?

시의 어디에선가 "찰칵"하는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 원작제목 : 꽃
⊙ 작가/시인 : 홍인숙(Grace)
⊙ 글 번 호 : 14247 (2002년 0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