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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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환희를 맛보며

2004.09.29 17:28

사은 조회 수:328 추천:20

[삶의 환희를 맛보며]


사은


<자명종보다 먼저 달려온 파릇한 미명이
소롯이 잠에 덮인 세상을 열면
녹슨 계단 아래로 서둘러 어둠 지우는 발길>

아버지의 아침은 늘상 싱그럽다.
팔순의 아버지는 매일 생명수 같은 아침 이슬을
바지자락에 묻히며 공원 묘지를 산책하신다.
자명종보다 먼저 달려 온 파릇한 미명은 신의 선물이다.
하루 하루의 생명을 연장하면서
녹슨 계단의 어둠을 지우는 아버지의 발걸음...
언젠가 깨어나지 못할 아침이 올찌라도
자명종은 아버지의 아침을 깨우리라.

늘푸른 제주에서 사은 올림


⊙ 원작제목 : 아버지의 아침
⊙ 작가/시인 : 홍인숙(Grace)
⊙ 글 번 호 : 19688 (2003년 0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