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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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우(友)테크 / 김희봉

2010.09.24 16:21

그레이스 조회 수:451 추천:44


    평소 좋아하는 선배께서 이메일을 보내주셨다.
    최근 어느 동창회보에 실린 글이 좋아 소개한다고 하신다.
    "인생 100세의 시대다. 재산증식에 몰두하는 재(財)테크만 중요한 게 아니다.
    세상 끝까지 함께 갈 좋은 친구들을 만들고, 확장하고, 엮고, 관리하는
    우(友)테크가 만년에 더 중요하다"란 머리 설명이 붙어있다.

    "행복한 내일을 위한 友테크 10훈"은 이랬다.

    1) 일일이 따지지 마라
    2) 이말 저말 옮기지 마라
    3) 삼삼오오 모여서 살아라
    4) 사생결단 내지 마라
    5) 오! 예스하고 받아들여라
    6) 육체접촉을 자주 해라
    7) 7할만 이루면 만족해라
    8) 팔팔하게 움직여라
    9) 구구한 변명 늘어놓지 마라
    10) 10%는 베풀면서 살아라.

    인생지혜가 유머 속에 번득인다. 사실 요즘, 인생 100세 시대란 말이 실감이 난다.
    과학 발전과 식생활 개선으로 80-90 어르신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으시다.
    60에 은퇴해도 30-4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적당한 경제력과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긴 세월을 외롭고 불행하게 연명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돈과 건강을 가졌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다. 요즘 줄줄이 낙마하는 한국의 장차관
    후보들처럼 부와 지위가 정점에 있던 사람들도 스스로 몰락하는 꼴을 수없이 보아왔다.
    사랑하는 주위사람들과 신의를 지키며 함께 사는 삶이 행복한 만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살아갈수록 실감이 난다.

    우테크의 교훈은 계속되고 있다. 나같이 지금껏 앞만 보고 살아오면서 돈도 친구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사람에겐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첫째 당신이 먼저 연락하라. 우테크는 재테크처럼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성공률도 높아진다.
    친구와 '언제 한번 만나자'는 말로 돌아설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점심약속을 잡아라. 아니면
    다음날 먼저 연락하라.

    둘째, 기꺼이 총무를 맡아라. 평생 '갑(甲)'으로 살아온 사람일수록 퇴직하면 더 외롭게
    지내는 것을 종종 본다. 항상 남들이 만나자고 하는 약속만 골라서 만났기 때문이다.
    날짜를 조율하고 장소를 예약하고 회비를 걷는 일은 성가시다. 그러나 귀찮은 일을 묵묵히
    해낼 때 친구는 늘어간다.

    셋째, 남녀노소를 따지지 마라. 내가 아는 분은 이삼십 대 친구들과 영화도 보고,
    문자메세지도 교환하며 젊게 산다. 자기보다 스무 살 이상 적은 사람도 언제나 존댓말로 대할 것.
    혼자서만 말하지 말 것. 교훈적 이야기로 감동시키려 들지 말 것. 가끔 피자를 쏠 것.

    넷째, 매력을 유지하라. 항상 반짝 반짝하게 잘 씻고 가능하면 깨끗하고 멋진 옷을 입어라.
    동성끼리라도 매력을 느껴야 오래간다. 육체적 아름다움만 매력이 아니다. 끊임없이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새로운 음악도 들어야 매력 있는 대화상대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 순위 대상은 배우자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안에 원수가 산다면
    그건 가정이 아니라 지옥이다. 배우자를 영원한 동반자로 만들기 위해 우선 그의 건강을
    살펴야한다. 혼자 자는 일도 삼갈 일이다.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져도 모르면 큰일이다.
    공동관심사나 취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자기 취미를 강요해서도 안 된다.
    함께 하는 취미를 만든답시고 등산하는 데 데리고 가선 5시간 동안 부인에게 한 말이라고는 '
    빨리 와'뿐이라면 곤란하다”.

    선배의 이메일은 이렇게 끝맺고 있다. "우테크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젊게 사는 전략이다. 우직하게 실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