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39
전체:
457,808


녹 차

2005.04.25 11:55

장미숙 조회 수:278 추천:38


녹 차

- 장미숙

이 한 잔의 푸른물은
그 어머니의 말간 날들을
뜨겁게 안아
손톱잎 하나씩 떼어내며
지루한 공백을 지운 분심

허허한 바람을 거두고
옹숭그린 매듭을 풀어
끓어오른 주전자 바닥에
정결히 가라앉는다

여기서 더 빛을 먹을수록
혼은 어둡고
뼈는 단단하여
쓰고 떫기 전에 멈추는 생

녹잎 아래 고개 숙인 꽃일랑
희고 고와서 뒷걸음하고 싶은
열 아홉 순정의 손거울

밭고랑에 주저앉아 무심으로
바라보던 하늘이 찻잔에 들어
그의 어머니를 다독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감따는 사람 file 자 연 2007.11.25 301
162 정자나무의 속내 성백군 2012.06.11 296
161 겨울비 [1] 송문헌 2005.03.11 293
160 무인도 연용옥 2005.01.06 293
159 오월 [1] 김진학 2005.06.18 292
158 음력 시월스무하루 연용옥 2004.12.02 292
157 흰 소를 찾아서 [1] 솔바람 2005.02.11 291
156 눈 (雪) [1] 박동수(청학) 2005.01.22 290
155 그대여, [1] 안미숙 2006.10.23 288
154 폭설 .2 [1] 송문헌 2005.12.15 285
153 봄 날... 바 위 2005.04.02 284
152 가을 깊은 날 [1] 장미숙 2007.10.27 281
151 의문 [1] 연용옥 2005.06.12 281
150 해 넘어간 자리 [1] 성백군 2005.06.19 278
» 녹 차 [1] 장미숙 2005.04.25 278
148 할머님前 上書 woonk 2006.08.27 277
147 춤추는 섬 연용옥 2004.11.08 277
146 未 練 [1] 청학(박동수) 2005.01.24 276
145 노을을 보며 정인 2004.11.10 276
144 시조 멋 / 권 운 woonk 2006.04.10 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