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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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2017.01.17 11:09

좋은 시 감상에  Net로 공유하는 이 기쁨






비오는 날 / 천양희 

잠실 롯데백화점 계단을 오르면서 
문득 괴테를 생각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생각한다. 
베르테르가 그토록 사랑한 롯데가 
백화점이 되어 있다. 
그 백화점에서 바겐세일하는 실크옷 한벌을 샀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친구의 승용차 소나타Ⅲ를 타면서 
문득 베토벤을 생각한다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3악장을 생각한다. 
그가 그토록 사랑한 소나타가 
자동차가 되어 있다. 
그 자동차로 강변을 달렸다. 
비가 오고 있었다.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얼굴을 묻은 여자 
고흐의 그림 '슬픔'을 생각한다. 
내가 그토록 사랑한 '슬픔'이 
어느새 내 슬픔이 되어 있다 
그 슬픔으로 하루를 견뎠다 
비가 오고 있었다. 

 

"https://www.youtube.com/embed/q6L2MyUy5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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