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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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01 08:01

아버지의 단장(短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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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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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홍인숙(Grace)의 인사 ★

  2. 양귀비꽃

  3. 시심 (詩心)

  4. 그대가 그리워지는 날

  5. 어떤 만남

  6. 존재함에 아름다움이여

  7. 사랑의 간격 2

  8. 상처

  9. 사랑은 2

  10. 또 하나의 세상

  11. 봄 . 3

  12. 봄 . 2

  13. 봄 . 1

  14. 어머니의 염원

  15. 비를 맞으며

  16. 이상한 날

  17. 거짓말

  18. 새해 첫날

  19. 아버지의 단장(短杖)

  20. 겨울 커튼

  21. 문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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