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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심었습니다

by 홍인숙(Grace) posted Oct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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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심었습니다



                                            홍인(Grace)



벌써 6월의 문턱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예년보다 기후가 낮아져서인지
아직 캘리포니아의 쨍쨍한 여름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봄없이 여름이 들이닥친 듯, 한낮에는 날씨가 무덥습니다.

작은 집으로 옮겨보려고 여러 채의 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작은 집들이어도 지금 사는 나의 집값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집 값은 터무니없이 올랐고 그 비싼 집들이 변변한 마당조차 없었습니다.
가족과 의논 끝에 잠시 집 옮기는 것을 보류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십 년 동안 살 때는 몰랐었는데 돌아다녀 보니 내 집이 천국이었습니다
새삼 애정어린 눈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화원에서 꽃을 사다가 앞, 뒤 정원에 수북히 심었습니다
작년에 심은 수국도 자리를 잡아 탐스럽게 피었고
풍성히 맺힌 과실 열매와, 군데군데 무리져 피어있는 꽃들을 보니
한결 마음에 온기가 돕니다.

어제 오늘 DSL에 문제가 있어 인터넷이 되지 않았습니다.
전에 인터넷에 많은 시간을 소요할 때처럼 다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서재에 성경 올리기를 못해서 서운하였습니다.
하루라도 쉬면 나태해질 것이 우려되어 생각 끝에
한글 문서에라도 저장해 두기로 하고 하루종일 열심히 성경을 옮겼습니다.

장시간 성경을 옮기다보니 온몸이 굳어 내 몸 같지가 않았습니다.
눈도 피곤하고 허리도 아프고 두 손등이 보송송하게 부어올랐습니다.
저녁 늦게야 인터넷을 할 수 있었고 저장해 두었던 성경 파일을
다시 교정 보고 서재에 올려놓느라 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록 몸은 고단한 하루였지만 성경을 읽기만 하던 때와는 달리
한 줄씩 타이핑 할 때마다 마음에 각별히 새겨지고 
깊은 묵상도 할 수 있어 참 많이 행복합니다.

5월은 내게 큰 기도제목을 주었습니다.
그 기도를 이루기 위해선 나의 신앙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그 분의 사랑 안에서 예비해주신 길을 순종하며 따르리라 다짐해봅니다.
지금 피어있는 꽃들이 겨울 지나 내년 봄 다시 필 때쯤이면
꽃들과 함께 더욱 성숙해졌을 나를 생각하며 다가올 날들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6.03.2005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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