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아침
홍인숙(Grace)
자명종보다 먼저 달려온 파릇한 미명이
소롯이 잠에 덮인 세상을 열면
녹슨 계단 아래로 서둘러 어둠 지우는 발길
바지자락에 찰랑이는 이슬을 머금고
꽃무더기 화사한 공원 묘지에서
얼굴 없는 사람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굳은 허리를 펴 높이 솟은 하늘을 바라고
시큰거리는 무릎을 추슬러
아슴한 기억이 드러누운 대지를 한주먹에 담는다
하나 둘
하나 둘
둘 둘 셋 넷
밤새 비워낸 가슴을 다시 말갛게 헹구어
하얗게 뜨거운 입김으로 새벽 하늘을 가르는 외침
새파란 미명을 향해 쏟아내는 팔순의 싱그러움이여
(2003년. 오레곤 문학회 창간호)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공지 |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 그레이스 | 2004.08.20 | 1601 | |
| 49 | 시와 에세이 | 첫사랑을 찾는 가브리엘 | 홍인숙 | 2003.03.03 | 1079 |
| 48 | 시와 에세이 |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 | 홍인숙 | 2003.03.03 | 751 |
| 47 | 단상 | 내 안의 그대에게 (2) | 홍인숙(그레이스) | 2004.07.30 | 1042 |
| 46 | 시 | 저녁이 내리는 바다 1 | 그레이스 | 2007.02.08 | 970 |
| 45 | 시와 에세이 | 바다로 가는 길 | 홍인숙 | 2003.03.03 | 833 |
| 44 | 시와 에세이 | 원로시인의 아리랑 | 홍인숙 | 2003.03.03 | 959 |
| 43 | 시와 에세이 | 봉선화와 아버지 | 홍인숙 | 2003.03.03 | 713 |
| 42 | 시 | 내가 지나온 白色 공간 | 홍인숙 | 2004.08.02 | 921 |
| 41 | 시 | 사랑의 약속 | 홍인숙 | 2003.02.14 | 443 |
| » | 시 | 아버지의 아침 | 홍인숙 | 2003.02.13 | 367 |
| 39 | 시 | 첫눈 내리는 밤 | 홍인숙 | 2003.01.21 | 462 |
| 38 | 시 | 그대의 빈집 | 홍인숙 | 2003.01.21 | 405 |
| 37 | 시 | 내게 남은 날은 | 홍인숙 | 2003.01.21 | 473 |
| 36 | 시 | 높이 뜨는 별 | 홍인숙 | 2003.01.01 | 740 |
| 35 | 시 | 당신을 사모합니다 | 홍인숙 | 2002.12.25 | 716 |
| 34 | 시 | 눈이 내리면 | 홍인숙 | 2002.12.25 | 471 |
| 33 | 시 | 내 안에 그대가 있다 | 홍인숙 | 2002.12.25 | 882 |
| 32 | 시 | 겨울 장미 | 홍인숙 | 2002.12.25 | 399 |
| 31 | 시 | 꽃이 진 자리 | 홍인숙 | 2002.12.13 | 481 |
| 30 | 시 | 겨울밤 | 홍인숙 | 2002.12.09 | 368 |
이달의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