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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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숙 시의 시인적 갈증(渴症)과 파장(波長)에 대하여

                                                                                                            이양우(鯉洋雨) / 시인


시인은 시의 산고(産苦)를 경험하면서 시로서 살아가는 동시에 시를 잉태한다.
잉태하고 산출하여 세상 가까스로 번지는 언어의 착근성(着根性)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를 시적 달관성 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내면적 세계의 관통을 투과하는 힘을 가진 시인이야말로 시를 철학화 하는 진리의 여신이다.
이 시인의 목소리에서 더 깊은 삶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가난과 병고 속에서 35세의 젊은 나이로 숨을 거둔 모차르트, 그의 최후를 들은 대문호 궤테는 이렇게 중얼거렸다.<인류는 다시 한번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물론 이는 미를 표현할 무수한 가능성이 우상(寓象)의 무지와 야만성 때문에 사장(死藏)되어 버렸다는 사실에 대한 또 다른 한 천재의 한탄이요. 분노라는 점이다 라고들 말한다.

나는 이 말을 서두에 꺼내려는 것은 이번에 <내 안의 바다>라는 시집을 상재한 홍인숙(Grace Hong) 시인의 시집을 받아 읽으면서 느낀 바 때문이다.

홍인숙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났고, 현재는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이고, 세계한민족작가협회 회원이며, 샌프란시스코 한국문학인협회 시분과 위원장이다.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이고, <시마을> <한맥문학>으로 등단하였다. 문학 사이트 <문학의 즐거움>에 참여하고 있는 인텔리 여류시인이다.
소위 전파문학을 탐지하고 세계문학대열에 나선 분이기도 하다.

아마도 시집으로는 두번째 시집을 낸 것으로 안다.
그는 30여 년을 해외에 나가 살면서도 엣 문학 동료와 스승, 제자, 그들과의 교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행복이라는 섬>에서 멀리 고국을 향해 그리는 섬 여인 같은 나그네적 상상력은 시적으로 승화되어 꿈틀인다.

나와 그레이스 시인과의 인연은 물론 <문학의 즐거움>에서의 연분이다.
내가 그의 시집 앞에서 대문호의 언사를 빌린 것은 우리가 살아 숨쉬고 있을 때 천재적 소질을 죽이지 않고 살려나갈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무수한 가능성을 펼쳐 나가는 아름다운 힘의 계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큰 힘을 남겨두고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시인의 힘은 만물의 영장다운 능력으로
서 영혼으로 여과하여 흐느끼게도 한다. 시인의 기질이 살아서 만유 위에 약동하는 것이다.

홍인숙 시인의 시<해 저문 도시>를 엿보자.
<노을 붉은 산등성이에 올라/저무는 도시를 바라본다.//한낮 태양을 반사하던 유리창마다/하나 둘 불빛을 달면/도시는 하늘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허기진 빌딩 숲/사각의 방마다/별처럼 매달려 있는 인생의 순환//>
여기가 가장 느껴야 할 대목이다. 그리고는 다시한번 더 느껴야 할 절정은
<별은 어디에나 훝뿌린다/암흑의 하늘에도/해 저문 도시에도/우리 길 잃은 가슴에도//>
이것 보라.
얼마나 가슴 저린 통탄인가!
현대 사회의 기계적 카다르시스를 겨냥한 시인의 어둠섞인 조소이다.
우리는 현대를 살면서 가슴에 묻어 둘 이야기들이 많지만- 이러한 <해 저문 도시>란 공간적 이미지를 통하여 통찰하고자 하는 시인의 능력은 무한한 가시성의 흡착인 것이다.

그러면서 때론 이 시인은 영혼적 부르짖음을 영탄한다.
<그리움>이란 시에서 대조하면 이러하다.
<그리움은 텔레파시/온 영혼을 다 바쳐/그대를 부르는 것/그대 그 외침에 기쁨으로 달려오는 것//>이라고 찬탄한다.
이 시속에서 그리움의 관조는 한 시인의 영감적 영혼의 나르시스다. 그리움 속에 들어가서 그리움을 만져 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 질감을 표현해 내는 시추공인 것이다.

이어서 <꽃의 사람><꽃의 마음>은 일개인의 마음으로서 보다 초연한 관조적 소감이다. 사람의 혼을 꽃으로 의인화하려는 상징적 시화술은 시인 스스로 그려 놓고 행복감이다.

또한 <자화상>은 어떤 것인가?
<자화상>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바라보는 일 뿐이다//새 한마리 날아와/밤새 무화과 나무에서 울어대도/바람이 가슴을 흔들며/사계절 짙은 물감을 쏟아놓아도/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지식의 바구니를 채우고/감성의 샘물을 일굴 수록/갈 길은 멀고, 지고 갈 짐이 많다는 걸 안다//> (중략)
그렇다 사람들의 삶의 도정은 거꾸로 가기를 원한다. 헤엄치는 물고기 떼 같이 말이다. 이 시인은 <자화상>이란 시속에서 인생의 뒷모습, 다가오는 것들의 품어주기, 현실 속에서 텃밭을 일구는 마음, 이른바 초연성을 내포한 의미를 통하여 인생의 자족적인 그늘을 벗겨내려 한다.

이 외에도 <기다림이 있는 것은><비밀><가고픈 길><날개><멀리있는 사람><눈감고 모든 것이 끝난다면>. 등등 여타의 작품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짐꾸러미들은 하나같이 인생의 무거운 발걸음을 탄회(嘆懷)하는 자의 자화상적 발상이라 하겠다.
그의 창작열이 식지 않고 영원한 닻을 올려 대해로 띄워 항해의 성취가 있기를 진심으로 빈다.

⊙ 발표일자 : 2004년06월 ⊙ 작품장르 : 문학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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