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39
전체:
457,808


단상
2004.07.30 14:21

내 안의 그대에게 (1)

조회 수 967 추천 수 1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 안의 그대에게 (1)  / 홍인숙(Grace)




오늘 10월의 마지막 날, 첫 비가 내렸습니다.
캘리포니아의 비는 겨울의 시작입니다.
오늘 맞은 할로윈 데이를 기점으로

댕스기빙 데이와 크리스마스를 맞으며
곧바로 연말을 향한 빠른 행보를 하게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올 한해를 다 보낸 듯
가슴 휘휘 도는 바람소리가 더욱 공허합니다.

올해는 제게 참 특별한 해였습니다.
오랜 날 내 안에서만 비밀스레 지내온 제가
어느날 갑자기 세상 밖으로 나가
봇물이 터지듯 밀려오는 사람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냈습니다.
봄꽃들이 타다닥 함성지르며 봉우리를 터트리듯
환희스런 일도 있었지만
서툰 사람들과의 관계로 하얗게 밤을 밝힌 날도 많았습니다.

갑자기 세상에 돌출되어 낯선 사람들과 낯선 일로 경황이 없을 때
건강이 안 좋으신 아버지를 곁에 모시면서
아버지의 그윽한 눈빛 가득 부어주시는 사랑으로
정신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묘한 섭리로 저를 선하게 인도해주셨습니다.

캘리포니아의 비가 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면
낙엽은 더욱 구성진 소리로 몸을 떨구고
떨어진 낙엽들은 빗물에 잠겨 기약없이 어디론가 흘러갑니다.

이제는 가을 서늘한 바람처럼 가슴에 남아있는 아픈 기억들을
성숙이라는 이름으로 아물리며 11월을 맞이하여야겠습니다.
오늘은 더욱 더, 따뜻한 가슴을 가진 그대가 그립습니다.


2003. 10. 31
그레이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269 수필 창을 열며 홍인숙(Grace) 2016.11.07 49
268 수필 사랑의 열매 홍인숙(Grace) 2016.11.07 75
267 수필 자유로움을 위하여 홍인숙(Grace) 2016.11.07 39
266 수필 아침이 오는 소리 홍인숙(Grace) 2016.11.07 124
265 수필 박 목월 시인님 홍인숙(Grace) 2016.11.07 98
264 수필 사월이면 그리워지는 친구 홍인숙(Grace) 2016.11.07 65
263 수필 또 다시 창 앞에서 홍인숙(Grace) 2016.11.07 45
262 수필 나눔의 미학 홍인숙(Grace) 2016.11.07 55
261 수필 삼월에 홍인숙(Grace) 2016.11.07 135
260 수필 아버지의 훈장(勳章) 홍인숙(Grace) 2016.11.07 64
259 수필 둘이서 하나처럼 홍인숙(Grace) 2016.11.07 88
258 수필 슬픔대신 희망으로 홍인숙(Grace) 2016.11.07 46
257 반 고흐가 그리워지는 날 홍인숙(Grace) 2016.11.02 122
256 반 고흐의 해바라기 홍인숙(Grace) 2016.11.02 67
255 가로등 홍인숙(Grace) 2016.11.02 69
254 가끔은 우울하다. 그리고 외롭다 홍인숙(Grace) 2016.11.02 74
253 시인 세계 <중앙일보> 홍인숙 시인, ‘행복한 울림’ 출판기념회 홍인숙(Grace) 2016.11.02 91
252 내 안에 가득찬 언어들 홍인숙(Grace) 2016.11.01 76
251 비상을 꿈꾸다 홍인숙(Grace) 2016.11.01 60
250 시인 세계 <평설> 홍인숙의 시집 행복한 울림을 읽고 - 성기조 홍인숙(Grace) 2016.11.01 21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