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2
어제:
39
전체:
457,787


2002.11.21 12:12

상한 사과의 향기

조회 수 561 추천 수 7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상한 사과의 향기


    

                            홍인숙(Grace)




    벌레가 베어먹은 과일의 향이
    더 짙고 달다는 것을 알았다

    상처를 안아본 사람의 가슴이
    더 깊고 따습다는 것을 안 것처럼

    일상에 예기치 않던 일들이
    불쑥불쑥 찾아들면
    깊은 수렁을 허우적거리며
    날카로운 계단을 올랐다

    어느 날, 문득 바라본 낯선 얼굴
    상처투성이 살갗을 부비며
    내려다본 저만치 아래
    어느새 훌쩍 커버린
    사과나무로 내가 서 있었다

    상한 사과의 짙은 향기처럼
    내게도 이젠 성숙의 냄새가 풍겨난다
    깊고 따뜻한 가슴도 만져진다

    허우적거리던 수렁 속에서
    소리 없이 자란 내가 대견스런 날

    눈부신 하늘이
    맑은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린
    여름날의 오후처럼.


    (2002. 10. 한맥문학 신인상 수상작)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209 그대 요술쟁이처럼 홍인숙 2002.11.21 423
208 상처 홍인숙 2004.06.18 424
207 그대가 그리워지는 날 홍인숙 2004.06.28 425
206 사랑의 간격 2 홍인숙 2004.06.18 439
205 사랑의 약속 홍인숙 2003.02.14 443
204 하늘 홍인숙 2002.11.14 446
203 마지막 별 홍인숙 2002.11.13 451
202 수술실에서 홍인숙 2002.11.14 451
201 알 수 없는 일 2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3 451
200 나비가 있는 아침 홍인숙 (Grace) 2010.01.30 455
199 첫눈 내리는 밤 홍인숙 2003.01.21 462
198 수필 글 숲을 거닐다 11 홍인숙(Grace) 2017.04.06 462
197 시심 (詩心) 홍인숙 2004.06.29 468
196 서울, 그 가고픈 곳 홍인숙 2002.11.14 470
195 눈이 내리면 홍인숙 2002.12.25 471
194 내게 남은 날은 홍인숙 2003.01.21 473
193 빗방울 1 홍인숙 2002.11.13 474
192 그대 안의 행복이고 싶습니다 홍인숙 2002.11.14 477
191 꽃이 진 자리 홍인숙 2002.12.13 481
190 비밀 홍인숙 2003.11.05 48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