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6
어제:
5
전체:
457,739


시와 에세이
2003.03.03 14:08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

조회 수 751 추천 수 9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 / 홍인숙(Grace)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 이해인 산문집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시인

                      오흥조


영혼이 맑은 소년과 소녀가 살았습니다.
그들은 밖에 나갔다가 슬픈 얼굴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들이
너무 거칠고 간사하고 거짓 투성이여서
도무지 들을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세상이 온통 화약 냄새나는 전쟁터 같았지요.
사람들은 왜 아름답고 정직한 말을 하지 않을까,
우리가 좋은 말을 만들어 거리에 뿌려보자.
그들은 아침이 되면 밤새워 노트에 적어두었던
예쁜 말들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 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을 시인이라고 불렀습니다.


* * *

시인은 언어를 잘 가꿀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뿐 아니라 언어를 표출해 내는 도구인 마음도, 몸가짐도,
정신세계도 맑게 가꿀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얼굴로 찡그리는 사람들과,
고운 음성으로 천한 말을 하는 사람들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에 미움을 가득 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미소로 얼마나 더 예쁜 얼굴이 빛나는지
자신의 교양 있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지
자신이 베푸는 온정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이 되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살아갈수록 아름다움은 지니는 것이 아니라
잘 가꾸는 것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수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 것도 내 세울 것 없는 저는 좋은 인격과
맑은 감성이라도 간직하고 싶지만 그것마저 마음처럼 되지 않아
이 달엔 좀 더 많은 책과 좋은 음악을 가까이 하면서
저의 결핍된 정서를 보충하려고 합니다.

이해인님과 오흥조님의 글을 읽으면서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저도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이 되기 위해
부끄러움을 알고 이제 부터라도 순수한 감성과 고운 언어를 소유하고자
노력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2002. 11

그레이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229 가을 엽서 홍인숙 2002.11.26 351
228 가을 그림자 홍인숙 2002.11.26 356
227 시인 세계 재미 현역시인 101선 등재, 시선집 [한미문학전집] 대표작 5편 수록 홍인숙(Grace) 2016.11.01 361
226 홍인숙 (Grace) 2010.01.30 364
225 나목(裸木)의 외침 홍인숙 2002.11.26 366
224 아버지의 아침 홍인숙 2003.02.13 367
223 겨울밤 홍인숙 2002.12.09 368
222 빈 벤치 홍인숙 (Grace) 2010.01.30 372
221 가을비 홍인숙 2002.12.09 375
220 예기치 못한 인연처럼 홍인숙 2002.11.13 377
219 수필 소통에 대하여   6 홍인숙(Grace) 2017.01.12 380
218 사라지는 것들의 약속    9 홍인숙(Grace) 2016.12.11 386
217 잠든 바다 홍인숙 2002.11.13 389
216 겨울 장미 홍인숙 2002.12.25 399
215 그대의 빈집 홍인숙 2003.01.21 405
214 아름다운 것은 홍인숙 2002.11.13 410
213 돌아온 새 홍인숙 2002.11.14 416
212 빗방울 2 홍인숙 2002.11.13 418
211 어떤 만남 홍인숙 2004.06.28 419
210 존재함에 아름다움이여 홍인숙 2004.06.28 42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