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2016.12.09 11:40

Chuck 조회 수:73


장녹수와 최순실

1506(중종1) 9월 2장녹수가 군기시 앞에 끌려왔다군기시 앞은 오늘날 시청 앞 광장이다광장에는 분노한 백성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중종반정으로 폭군 연산은 강화도에 위리안치 되고 폐주의 총애를 받았던 요화 장녹수가 죄를 받기 위하여 끌려나온 것이다.

성상의 총기를 흐리게 하고 국법을 문란케 한 네가 네 죄를 알렸다.”

잘 모릅니다.”

고개를 빳빳이 세운 장녹수가 금부도사를 빤히 쳐다보았다이 때였다

구름같이 몰려든 백성들 입에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저 년을 당장 쳐 죽여라.”

()도 아깝다육시를 내어라.”

칼은 무슨 칼이냐톱으로 목을 썰어 죽여라.”

분노의 목소리가 광장을 진동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느냐?"

여기까지 끌려오느라 피곤하니 좀 쉬고 싶소.”

죄인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내가 네를 선택했는데 그것도 봐줄 수 없소?”

뭣이라고이년의 목을 당장 쳐라.”

녹수의 입이 열리면 파편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뒤가 구린 금부도사가 급 명령을 내렸다.

긴 칼을 빼어든 망나니가 탁배기를 한 사발 입에 털어넣더니만 

하고 칼에 뿌렸다.포물선을 그리던 탁배기가 운무가 되어 

장녹수의 머리칼에 내려앉았다. 앞머리에 내려앉은 운무가 이슬이 되어 

녹수 입술에 떨어졌다. 단순호치(丹脣皓齒). 그 입술은 연산이 좋아하던 입술이다.

덩실덩실 춤을 추던 칼이 허공을 가르더니만 '휙'하고 아래로 그어졌다

순간선혈이 솟구쳐 오르며 녹수의 목과 몸이 분리되었다. 유체이탈(幽體離脫)이다.

그 모습을 숨죽이며 바라보던 백성들이 녹수의 국부에 돌멩이를 던지며 소리쳤다.

일국의 고혈이 여기에서 탕진됐다.”

잠간 사이에 녹수의 시신은 돌무더기에 묻히고 말았다. 

이때부터 둔덕에 둔덕이 생기니 연산은 좋겠다.’ 라는 

비아냥스러운 노래가 팔도에 퍼졌다.

최순실이 귀국했다그 녀는 죄가 없다510년 전 장녹수는 참형에 처해졌지만 

그 정도 중죄는 아니라는 것이다하지만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그녀에게 내어주고 국가기밀을 내어준 사람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백성들 앞에 머리를 풀고 

석고대죄(席藁待罪해야 할 것이다.

석고대죄는 아무 때나 쓰라고 있는 말이 아니다.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 놓은 

사자성어(四字成語)다. 왕조시대에는 신하가 군주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지만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이 주인인 민주사회에선 주인이 위임한 권한을 잘못 사용하여 국가기강(國家紀綱)을 흔들었을 때위임받은 자는 

주인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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