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석 줄 단상 - 뉴포트 비치의 밤(121822) 
 
딸의 초대로, 뉴포트 비치 밤배 퍼레이드를 보았다.
각양각색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으로 꾸민 밤배들의 퍼레이드가 장관이었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산마을 불빛은 아득하고, 파도따라 일렁이는 오색빛 물그림자는 마치 동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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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석 줄 단상 - D가 좋아? K가 좋아? (122022) +  
 
딸과 손녀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름 이니셜 목걸이를 샀다.
손녀 Jade는 바로 J를 골랐으나, 딸 Dongmi는 D와 K 중 망설여졌다.
내가 지어준 한국 이름 동미의 D냐, 아니면 중학교 때부터 제 스스로 지은 영어 이름 Kristee(크리스티) K냐, 전화를 했더니 엄마가 지어준 이름 ’동미‘가 좋다며 ’D’를 선택했다.  
 

* 초등학교 입학을 하자마자, 딸 동미는 영어 이름을 지어 달라며 울상을 지었다. 아이들이 자꾸만 “똥미! 똥미!”라고 부른다는 거였다. 나는 왜 동미라고 지어 줬는지 설명했다. 몸도 마음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라고 엄마 염원을 담아 돌림자 ’동녘 동‘을 넣고 ’아름다울 미‘를 선택했다고 했다. 태어나서 부모로부터 받는 이름은 ’특별한 선물‘이란 말도 덧붙였다. 아이는 어쩔 수 없이 그 이름을 그대로 썼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다. 첫날부터 집으로 오는  친구 전화가 모두 ’크리스티‘였다. 처음엔 잘못 걸린 전화라며 끊었다. 그럴 때마다 딸아이 얼굴이 어두워졌다. 마침내, “너가 크리스티냐?” 했더니 입이 툭 튀어 나온 채, 자기도 다른 아이처럼 ‘잉글리시 네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흔쾌히 ”오케이!“ 하고 허락해 주었다. 아이는 좋아라 하며 노트마다 제 이름을 Kristee Park으로 적었다. 그때부터 가족 빼 놓고는 모두 딸아이를 Kristee라고 불렀다. 그렇게 또 세월이 흘러 미국 온 지 25년이 지나 딸아이도 28살이 되었다. 사실, 그때까지 난 국적을 바꾸기 싫어 시민권 신청을 하지 않은 채 그냥 영주권자로 살았다. 하지만, 역이민 갈 것도 아니고 시민권 신청 서류비도 엄청 올라 시민권을 신청하기로 했다. 시민권을 신청할 때는 별다른 수수료 없이 이름을 바꿀 수 있다. 보통 때 이름을 바꾸면 $250 상당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 ID에 적힌 딸아이 풀 네임은 Dongmi Agnes Park이었다. 미들 네임 ‘아그네스’는 영세명으로 동미보다 많이 불리지 않던 이름이다. Kristee Agnes Park, Dongmi Kristee Park … 몇 가지 가능성이 열렸다. 그런데 뜻밖에도 엄마가 준 이름이니 Dongmi(동미)를 그대로 keep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 영세명이라 Agnes도 버릴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시민권 증서에는 ID 이름 그대로 ’Dongmi Agnes Park’이라 새기게 되었다. 지금도 딸애 친구들은 모두 크리스티라 부른다. 그러나 딸아이는 그 이름을 닉네임처럼 쓸 뿐이라 했다. 세 살 때 온 딸아이, 미국 컴퍼니에서 일하는 아이. 그럼에도 한국 이름을 그대로 고수해 주는 게 왠지 뿌듯하고 고마웠다. 오늘 다시, K가 아닌 D를 선택했다. 동미란 이름은 엄마가 준 특별한 선물이니 이니셜 목걸이를 볼 때마다 어머니 사랑과 마음을 되새기겠노라 약속했다. K 대신 D를 선택해 준 딸아이 마음도 고맙고, 목걸이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 기분이 좋다. 줄이 너무 가는 듯해서, 조금 더 굵은 걸로 바꿀까 하다가 16”, 17“, 18”  세 가지로 길이 변용이 가능하다는 바람에 선듯 선택했다. 여기 사람들은 쥬얼리를 여러 개 겹쳐서 걸치며 패션 감각을 뽐낸다. 그럴려면, 굵은 것보다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당연히 가격 부담도 낮아졌다. 갑자기 고른 소품이지만, 줄 길이 변용이 가능하고, 이니셜도 서브 다이아로 반짝여 귀여움을 선호하는 젊은 아이들용으로 괜찮은 것같다. 오는 12월 28일, 내 생일날 만나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 선물을 한꺼번에 개봉하기로 약속 했으니, 이름에 얽힌 이야기 거리 하나 생겨서 좋다.

 

D가 좋냐 K가 좋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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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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