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협상가의 귀재, 김현종!

2019.10.08 23:12

서경 조회 수: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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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부르면 무조건 가는 겁니다!”
청와대 국가 안보실 2차장 김현종의 일성이다.
“저는 통상 협상가로서 오로지 국익, 국격, 국력 증대 차원에서 협상합니다!”
“이번 한미 FTA 재협상에서 저에겐 전혀 꿀릴 게 없는 협상이었습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치다니요? 우리가 왜 새우가 되어야 합니까? 돌고래가 되어 치고 나가야지요!”
소신과 신념에 찬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가슴에 쏙쏙 들어와 박힌다.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멋진 사내.
이국종 이후로 그런 멋진 사내 하나를 다시 만났다.
숨어 있는 소영웅이 대한민국, 내 조국엔 어쩌면 이리도 곳곳에 많은가.
난세 아닌 적이 한번도 없지만, 지금도 국익을 챙기려는 주변 강국 사이에서 나라를 지켜야 하는 난세 중의 난세다.
난세에 필요한 건 소영웅이다.
실력 있고 소신 있는 남자.
사익보다는 공익을 추구하며 헌신하는 남자.
이런 남자는 내공이 실하고 자존감이 높아서 어지간한 것에는 흔들리지 않는다.
남편이라면 아내는 자랑스러울 것이요, 국가 공무원이라면 국민들에겐 믿음직할 것이다.
벌써 소인배들이 이런 저런 가십으로 그를 흔들기 시작한다.
여러 사람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작은 헤프닝도 모 자유 한국당 의원에 의해 국회에서 이슈가 됐다.
강경화 외무부 장관과 한국말로 다투다가 나중엔 영어로 다투었다고 한다.
표기가 잘못 된 외교 문서에 화가 나서 외무부 직원에게 한마디 한 게 화근이 됐다.
기본 중의 기본도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다는 질책이었다.
그는 국격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공적으로 오고가는 중요 외교 문서에 표기가 틀리다니.
매사에 철두철미한 그에게는 이런 일마저 용납되지 않았던 거다.
남에겐 사소한 일일지 모르나 그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강경화 장관이 왜 내 직원을 나무라느냐고 발끈한 모양이다.
그는 한마디로 강 장관의 말문을 닫았다.
“It’s my style!”
작은 말다툼은 여기서 끝났다.
어찌 보면, 직선적인 그가 참 까칠하게 보인다.
그러나 일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작은 실수에 분노하는 경우가 많음을 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엄한 시어머니 밑에 배울 게 많다고, 현명한 며느리라면 이런 까칠한 상관 밑에서 호된 훈련을 받는다한들 마다하랴.
그러는 가운데, 개인은 성장 발전하고 공적인 일은 실수없이 마무리 짓게 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너무 완벽을 추구하는 그를 불편해 하며 여기 저기서 정을 내려칠 것이다.
하지만, 정 맞지 않는 돌이 어찌 석가탑 다보탑이 되며 훌륭한 조각품이 되겠는가.
그가 외무부 장관으로 올까 봐 저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흘러 나온다.
나는 매사에 철두철미한 사람이 좋다.
무슨 일을 해도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불편해 하는 사람이 많을지라도 그는 계속 그의 스타일대로나갈 것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무슨 말을 못할까.
그는 말한다.
비가 오면 맞아야 하는 거라고.
얼마나 대인배다운 말인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 와 영어가 유창한 그를 비아냥대며 ‘흑발의 미국인’이라고 폄하하는 한국 정치 풍토에서 그가 터득한 처세술이다.
제일 행복한 일은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국익을 위해 일할 때라고 말 하는 그.
나는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그가 좋다.
세상에는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길을 만드는 사람과 닦아 놓은 길을 따라가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닦아 놓은 길을 가기는커녕, 가는 사람까지 막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는 본인의 선택이요, 제 품격은 그 선택에 의해 좌우된다.
흐르는 물도 제 위치를 가지고 흐르기 나름.
어떻게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만 있으랴.
옹달샘처럼 밑에서 솟아나 흐린 윗물까지도 맑게 해주는 그런 물도 있는 법.
처처에서 옹달샘 같은 사람이 많이 나와 주면 좋겠다.
특히, 그런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일해 주면 더욱 좋겠다.
- 협상 중에 가장 힘든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 오, 당연히 제 와이프죠!
인터뷰 도중, 농담을 하며 슬쩍 미소를 흘리는 그의 얼굴이 순진한 소년같다.
까칠한 그가 농담까지 할 줄 아니, 인간미가 느껴져 더욱 좋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진 협상가의 귀재, 김현종!
‘통상의 현자’라는 모 언론인의 별명이 결코 무색하지 않다.
본토인보다 더 유창한 영어 실력에 애국심 투철하고 우리나라 고전과 역사에도 일가견 있는 멋진 일군!
나는 숨김없는 그의 광팬이다. 

그야말로, 딱 내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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