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시 - 꽃잎 종소리 + 영역

2018.07.06 09:45

서경 조회 수:447

꽃잎 종소리.jpg


하늘엔 솜털 구름
지상엔 자카란타 
 
세월은 빛의 속도로
흐르고 꽃은 흩어져 
 
보랏빛
꽃잎 종소리
잘 가란다 잘 가란다 
 
사랑도 가고 계절도 가
모두가 떠난 거리 
 
천지간에 홀로인 듯
외로움 더하는데 
 
뎅뎅뎅
꽃잎 종소리
잊으란다 잊으란다 
 
바람도 머뭇대어
거리는 텅 빈 고요 
 
만남도 이별도 다
찰라의 아픔이라고 


보랏빛

꽃잎 종소리

보내란다 보내란다


- The flower chimes 


Cirrus in the sky

Jacaranda down to earth


Life flies at the speed of light

Flowers fade away

 
Ding dong ding dong

The purple flower chimes

“Good bye”,

“Go safely”

 
Love dies, the season rolls by

Leaving the street bare and empty

 

That accelerates loneliness

Feeling alone in this world

 

Ding dong ding dong

The flower chimes

“Forget it”,

“At no time”

 

The deadly quiet, empty street

Where even the wind in disarray


An encounter is said painful

So is parting, thus momentarily


Ding dong ding dong

The purple flower chimes

“It’s all right”,

“Let it go”,


(번역 : 강창오)

(사진 : 지희선)


 * 시작 메모 - 흐드러지게 핀 자카란다 꽃이 어느 새 지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종모양의 꽃잎이다. 꽃잎의 종언. 그들은 유언처럼 내게 일러 주었다. 꽃의 기쁨도 찰라, 꽃의 슬픔도 찰라. 모든 건 찰라의기쁨이요 슬픔이라고 그들은 온 몸으로 내게 일러 주었다. 거리는 텅 빈 고요로 채워지고 바람마저 머뭇대고 있었다. 천지간에 홀로인 듯 외로움이 밀려 왔다. 그러나 이내 머리를 흔들었다. 이 또한 순간이요, 찰라의 감정이라고. 꽃잎 종소리는 장기를 내어주듯, 시 한 수 던져 주고 뎅뎅뎅 종소리 울리며 떠나 갔다. 대지에 몸을 뉘인 보랏빛 꽃잎을 보며 오랫동안 나무 곁에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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