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 뒷모습
2022.03.03 12:44
뒷모습 보이며
떠나는 모습은 왜 이토록 눈물겨운가!
사라지는 것,
산모퉁이 돌아 들면 끝내 보이지 않는 것.
손끝에서 모래알 빠져 나가듯
사라진 모든 것에 대한 애달픔이여.
산사를 향해, 절대 고독을 향해
한 발자욱 한 발자욱 내딛는 걸음.
동안거에 드는 스님은
면벽수행을 하며 무슨 사념에 잠기실까.
깊어 가는 겨울밤.
바람에 흰 눈발은 날리고 또 길 위에 눈은 쌓여
스님이 남기고 간 발자국도
애달파 하는 내 마음도 다 지워 주겠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럴 필요 없다는 듯이 -
(사진 : 김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