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시 - 새 해 밥상

2019.01.08 01:33

서경 조회 수:48

새 해 밥상.jpg



어머니 떠난 자리
언니가 대신하고  
 
아이들 떠난 자리
강아지가 차지해도  
 
또다시
받은 새 해 밥상은 
느껍기만 하더라 
 
2019년 1월 1일. 
2010년대의 마지막 해로 기해년 황금 돼지해의 아침이 밝았다. 
떠날 사람 떠나고 남을 사람 남아 맞는 새 해 아침이다.
어머니 떠나신 지도 이제 햇수로 7년 째 접어든다.
5년 전, 이모님마저 떠남으로써 미국에 사는 우리 윗세대는 다 떠났다.
이제 우리 세대가 상전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중에 언니가 제일 윗자리다.
어머님 댁에 모여 떡국을 먹고 세배를 주고 받던 우리는 해마다 언니집으로 옮겨 모인다. 
언니는 떡국과 삼색 나물을 하고 나는 부추전을 붙였다.
갈비찜을 해 오던 딸은 시간이 없었던지, 올해는 과일과 튀김닭으로 대신했다.
드링크로는 시원한 애플 사이다로 형부가 마련하셨다.
타주에 나가 있는 아이들이 빠졌기에, 언니와 나는 세배 온 아이들 세뱃돈을 좀더 올려 주었다. 
결혼하면 세뱃돈을 주지 않는다지만, 받는 재미라도 있으라며 절값으로 결혼한 아이들에게도 계속 세뱃돈을 주기로 했다. 
음식 몇 가지 올라오지 않는 소박한 밥상이지만, 또다시 살아서 받는 새 해 첫 밥상은 느껍기만 했다.
나 살아 있음에, 또 너가 살아 있음에 함께 하는 밥상 머리.
하하호호. 
지나간 추억담과 다가올 날에 대한 덕담을 주고 받으며 즐거워 했다. 
올해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 머물게 해 주신 주님께 무한감사 드린다.
내 앉은 자리에서 작은 등불을 밝히며 산 자의 몫을 해내야 하는 책무를 느낀다.
언제나 내 삶의 길라잡이가 되어주시는 분이 어떤 계획하심으로 그의 시간에 원하시는 일을 해내실지 자못 궁금하다.
내 처한 곳이 내 성소의 자리임을 알고 올해도 인연 맺고 살 이웃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 가련다. 
모두 모두 건강하고 매일 매일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마음으로부터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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