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가 어린이 인격형성에 미치는 영향

2007.09.20 13:18

홍영순 조회 수:2606 추천:108

       동화가 어린이 인격형성에 미치는 영향  
                    
            
                                                      홍 영 순
동화는 어린이들이 처음으로 만나는 문학입니다.
동화를 읽고 얼마나 감동을 받았느냐에 따라 어린이들의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괴테는, “문학은 우리를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감동을 주어 우리를 변화시킬 뿐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어린이들은 동화를 통하여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전혀 관심이 없었거나 싫어했던 사물까지도 그  존재 가치를 인정하며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동화는 어린이에게 용기를 주며 꿈과 희망을 갖게 합니다.
C.S 루이스는 “열 살 때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은 쉰 살이 되어 다시 읽어도 꼭 같이 (때로는 오히려 훨씬 많은)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면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린이 인성교육에 동화를 읽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1). 좋은 동화가 어린이 정서를 순화시킨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동화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덴마크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빨간 구두」와 같은 동화들은 가난하고 소외된 주인공들을 통해 세상의 모든 존재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게 합니다.
「소공녀」「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빨간 머리 앤」, 「집 없는 천사」, 「행복한 왕자 」같은 동화들은 어려운 환경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며, 희망을 갖게 합니다.
주 독자가 어린이라 하여 단순히 흥미롭고 교육적인 이야기라면 좋은 동화라 할 수 없습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며, 용기와 희망을 주며, 아름다운 정서를 갖게 하는 동화가 좋은 동화입니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던 동화라도 후세 어린이들이 읽어서 감동을 받지 못한다면 좋은 동화라 할 수 없습니다.

2).미주 한인 동화작가는 어떤 동화를 써야하나?
현재 미주 한인 동화작가는 대부분 이민 일세들입니다. 한국말을 하고 한글로 동화를 씁니다. 급변하는 한국의 현실에 어둡고, 미국에 살지만 미국문화와 풍속에 익숙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동 문학가들이 모이면 이런 문제로 고민도 하고 종종 토론도 합니다. 다음은 동화 소재에 대해 토론했던 것입니다.
첫째. 미국을 소재로 한 동화
미국은 한국에서 찾을 수 없는 동화의 소재가 많습니다. 넓고도 독특한 자연경관과 다양한 문화는 미국만이 줄 수 있는 소재들입니다.
상상 동화, 과학 동화, 생물 동화의 소재는 한인작가들도 미국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주로 가정이나 학교 이야기를 쓰는 생활동화는 미국에서 소재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작가에 따라 차이점이 있겠지만 언어가 다르고 문화와 풍속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미국아이들과 생활을 해도 어른인 작가가 미국가정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잘 이해하지 못하고 쓴 생활 동화는 어색하고 감동도 기대에 못 미칠 것입니다.
생활 동화 중에 좋은 소재로는 한인가정 이야기입니다. 두 문화가 공존하는 한인 가정의 이야기는 미주 한인 작가들만 쓸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소재가 제한 되어있어 다양성이 부족합니다.
둘째. 한국을 소재로 한 동화.
한국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여러모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한국 이야기를 쓰는 게 쉽지 않습니다. 특히 의식주가 많이 변하여 생활 동화를 쓰면 현실감이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한국이 급변하고, 이민 온지가 오래 되었다고 해도 역시 한인작가에겐 한국 소재가 편안한 게 사실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고유문화와 토속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미국에 사는 한인작가들도 써야합니다.
세계명작동화들 중에는 그 나라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더 깊은 감동을 줍니다.
스위스 마이엔펠트를 배경으로 쓴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와,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앤의 섬)를 배경으로 쓴 「빨간 머리 앤」은 그 지방의 전통과 토속적인 풍경을 잘 나타낸 동화들입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쓴 동화 한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한인 2세, 린다 수 박 씨는 12세기 한국을 배경으로 「사금파리 한 조각(A Single Shard)」이란 장편 동화를 써서 2002년에 미국 최고의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을 받았습니다. 린다 박씨는 1999년에 「널뛰는 아가씨」와 2000년에 「연싸움」을 출간했는데 모두 한국의 옛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민 2세인 작가는 「사금파리 한 조각」을 영어로 썼고, 그해로 한국어로 출간 됐습니다.    
3). 어느 나라 말로 동화를 쓰고, 어느 글로 출판해야 하나?
  이 문제는 주 독자를 어느 나라 어린이로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주 독자를 한국 어린이로 하면 한글로 쓰고 한글로 출판해도 됩니다. 그렇지만 한글로 된 동화는 독자가 한국어린이로 한정됩니다.
미국어린이를 주 독자로 보면 영어로 출판해야하고, 전 세계 어린이를 독자로 보면 세계 언어로 출판해야 합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한글로 동화를 쓰고 번역하는 것인데, 동화는 문학이기 때문에 번역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번역문제는 한인 작가들에게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작가 개개인이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하겠지만, 같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명작동화 한편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끝내려고 합니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는 스위스 작가 요한나 슈피리(1827-1901)가 1878년에 쓴 장편 동화입니다. 요한나 슈피리는 젊었을 때 스위스 마이엔펠트(MAIENFELD)에 머물면서 그 마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이 동화를 썼다고 합니다.
이 동화가 유명해지자 마이엔펠트 사람들은 자기 마을을 동화 속 하이디 마을로 만들었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125년 동안 하이디 마을은 동화와 똑 같이 재현되어왔습니다. 하이디의 학교와 작은 우체국, 아담한 시청건물, 프랑크푸르트에서 의사 선생님이 오면 묵었던 호텔! 마을 어디를 가든 하이디가 웃으며 뛰어 다닐 것 같은 마을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이디 기념관이 된 산 중턱의 ‘하이디 하우스’와, 하이디가 알름 할아버지와 여름을 지내던 산 위에 작고 예쁜 오두막집과, 그 주위를 감싼 끝없는 초원은 동화를 읽고 찾아간 사람들에게 동화를 현실처럼 만들어 주는 곳입니다.
마이엔펠트 어린이들은 용돈을 모아 마을 중앙에 하이디 분수를 세웠고 알프스 산꼭대기에 피터의 샘을 만들었습니다.
50개 나라로 번역된 이 동화는 앞으로도 세계 어린이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입니다.

한편의 좋은 창작동화는 어린이에게 깊은 감명을 줍니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신체가 잘 성장하는 것처럼, 좋은 동화를 읽으면 정서적 밑거름이 되어 인성발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가 쓴 동화가 전 세계 어린이들을 감동시키는 명작동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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