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계절

2004.03.25 04:24

정어빙 조회 수:671 추천:69

저녁하늘에
바다가 안긴다
푸르던 꿈은 붉은 혀를 날름거리며
하루종일
나의 외침에
지친 해를 삼켜버린다
시간은
어둠 저편에서 내일을 잉태하고
시인의 계절을 위해
푸른잎에 단풍을 입힌다
국화주 비져놓고
이슬비도 부르고
소나기도 부르고
눈보라 몰아쳐 솔가지도 휘어본다
동녘 하늘에 크나큰 아침을 토해 내는 날
시인은
그 계절 속에 뿌리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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