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2009.10.16 02:41

장태숙 조회 수:987 추천:106

  전화
                  장태숙

가끔은 너의 입 틀어막고 싶을 때가 있다
네가 반응하지 못하는 먼 곳,
훌쩍 떠나고 싶을 때도 있다

비명의 전자음이 내지르는 기막힌 유혹
평평한 순간이 팽팽히 날 선 채 사납게 물결치고
목덜미 잡힌 집중의 시간이 화들짝 달아난다
의기소침
못 이기는 척 손이 먼저 뻗어 나가는 이 몹쓸 호기심
번번이 총 맞은 사냥감처럼 뒤로 나자빠지지만
사람과 사람사이 흩어졌던 길들 모으기도 하지만
슬그머니 중무장 전투복 무장해제 하는 날에는
간 밤 길몽이라도 꾸었을까
웃음 활짝 핀 글라디올러스 붉은 꽃
깜짝 튀어 나오기도 하고
먼 나라 착한 음성 가진 별들 또록또록 굴러 나오기도 한다    

말의 요철들 가슴에 칼금 내리치는 날에는
불면의 나날
오랫동안 시든 살 속 파먹기도 하지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6 새해에는 장태숙 2011.01.20 893
125 영정사진 장태숙 2011.01.20 727
124 미주문단, 큰 별이 지다 (조사) 장태숙 2010.02.14 1192
123 물 위에 뜬 도시 장태숙 2010.01.29 1126
» 전화 장태숙 2009.10.16 987
121 커피 향 젖은 봄날 장태숙 2009.07.08 1220
120 먼 길 떠나는 김수환 추기경 장태숙 2009.02.20 1073
119 자목련, 자목련 장태숙 2009.02.11 910
118 빈 집 장태숙 2008.10.20 952
117 피아노 장태숙 2008.10.20 953
116 걸레 장태숙 2008.10.20 817
115 사막은 가시를 키운다 장태숙 2008.03.17 893
114 이른 봄, 포도밭에서 장태숙 2008.03.17 924
113 늙은 어머니를 씻기며 장태숙 2008.02.06 873
112 돌 속에 깃든 자연의 세계 -가주수석전시회- 장태숙 2008.01.24 1487
111 우회(迂廻) 장태숙 2007.10.28 884
110 너의 장례를 준비한다 장태숙 2007.10.13 857
109 진주 장태숙 2007.10.13 892
108 올챙이 피는 연못 장태숙 2007.08.27 788
107 꿈의 주소로 가는 지하철 장태숙 2007.08.14 1007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31,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