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整理)

2003.11.17 10:19

장태숙 조회 수:318 추천:32

한 생을 살면서
나 너무 많은 것을 가졌나?

허기를 면치 못한
내 영혼의 어둔 그늘
파지의 구겨짐 속에 되살아나고
이부자리 네 귀퉁이 팽팽히 잡아당겨
내 흔적의 주름들을 편다
컴퓨터를 끄고
오랫동안 펼쳐 진 책장을 덮는
이 측은한 마음
볼펜과 찻잔과 잡동사니들
제 자리 찾아 보내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길처럼
내 삶이 부려 논 것들을 치우는
먼 길 떠나는 날 아침

------------------------------------------------------

- 시작 메모 -

한 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참 많은 것이 필요하다.
숟가락과 그릇과 이불과 옷가지들...
문득 잠시 집을 비울 때에도 이 어지러운 것들을 둘러본다.
태어날 때도 빈손이었고 이승을 떠날 때에도 빈손으로 가는데...
어느 시점, 어느 모퉁이에서 멈출 지 알 수 없는 이승의 생.
그때그때 정리하고 싶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 자카란다 2. 장태숙 2004.05.18 575
45 꽃의 장례(葬禮) 장태숙 2004.03.24 609
44 내 옆인디... 장태숙 2004.03.30 652
43 거리(距離) 장태숙 2004.03.24 546
42 눈동자 하나 장태숙 2004.03.07 514
41 그곳에서는 북소리가 난다 장태숙 2004.03.07 551
40 이별이 두려운 사랑 장태숙 2004.02.27 793
39 나 또한 그러했네 장태숙 2004.01.08 436
38 방생 장태숙 2004.01.08 507
37 가을나팔꽃 2. - 여자 - 장태숙 2003.12.12 370
36 가을나팔꽃 -손- 장태숙 2003.12.07 438
35 Re..정토를 찾아 장태숙 2004.02.12 565
34 겨울 발길이 머무는 곳 장태숙 2003.12.07 812
33 서늘한 그날의 슬픔에 대하여 장태숙 2003.11.17 415
» 정리(整理) 장태숙 2003.11.17 318
31 낯익은, 그러나 낯선 장태숙 2003.11.12 340
30 당신에게 갑니다 장태숙 2003.11.12 353
29 황토 장태숙 2003.10.22 293
28 순대 장태숙 2003.09.11 459
27 스프링쿨러 장태숙 2003.09.11 298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31,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