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했던 추수감사절

2002.12.04 07:27

박경숙 조회 수:123 추천:6

지은씨.

그날 정신이 없어 선생님을 바꿔드리고 우리끼리는 한 마디도 못했네요.
같이 자리하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나도 아쉬웠지만 지은씨의 아쉬움도 짐작이 되네요.

추수감사절은 그냥 좀 쓸쓸했어요.
항상 내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그런 날은 마음이 좀 그래요.
아마도 나는 아직도 여기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 같아요.
샌프란시스코는 사실 너무 멀어 가기가 그랬고 가까이에서 오라는 사람도 있었고, 또 오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 거절했답니다.
그냥 나의 ‘아랑’을 만나 시간을 잘 보내고왔답니다.
그랬더니 나의 ‘사랑’이 투덜대더군요.
‘아랑’은 아픔+사랑인 나의 딸이고
‘사랑’은 말그대로 사랑인 나의 아들입니다.

아랑도 나의 부분, 사랑도 나의 부분입니다.
삶에는 다른 형태로 수많은 ‘아랑’과 ‘사랑’이 있고 우리는 다 껴안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13일, 소설가협회 송년회 소식은 들으셨는지요?
그때 사정이 되면 내려오셔서 같이 하세요.
장소도 아드님이 계신 곳과 가깝습니다.
회원들과 친목도 다질겸요. 또 우리 그 새벽에 못다한 이야기도 하고요.
그댁 뒤뜰에 계신 성모님은 안녕하세요?
늘 성모님께 어리광부리며 사는 제 삶이라 자꾸만 안부를 묻게되네요.
좀 불편하시다는 허리, 빨리 완쾌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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