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기

2004.05.23 06:45

조 정희 조회 수:269 추천:21

강릉댁,
어제 우리집에서 있었던 문학 토방 잘 끝냈어요.
참석치 못한 서운함을 여기 보내는 시와 음악으로 달래보세요. 시는 저의 졸작품 '여자의 일기'입니다.





      여자의 일기

      오늘 아침 나는 호미를 들고
      마음 밭을 일궜습니다.
      흙을 파고 돌을 골라낸 후
      사랑의 꽃씨 깊숙이 심어놓고
      물을 뿌렸습니다.

      비 내리고, 따사로운 햇볕
      적당히 바람 불어
      잘 익은 수박 쪼개어
      이웃과 나눠 먹을 수 있도록
      하늘을 쳐다보았다오.

      사람들이 살고있는 지구촌에
      둥근 수박처럼, 평화를
      시원한 물이 흐르듯,
      이해와 자유가 가득하길
      기도했다오. 하늘을 향해

      이 아침에 나는
      구겨진 힌 부라우스를 대리며
      물을 뿌리고, 생각합니다

      이기와 게으름이
      나의 일상을 구겨놓은 것을
      풀 먹여 빳빳하게 대림질을
      해야겠다고.

      일터를 향하는 남편,
      배움을 찾아 나선 아이들
      지금쯤 바삐 움직일 모든 이웃을 위해
      아침에 심은 꽃씨 사랑의 열매 맺도록
      기도해야겠다고.

      글: 조 정희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22,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