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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울릉도, 신비의 아름다움

2007.07.25 06:53

박정순 조회 수:331 추천:61

울릉도, 그리고 신비의 아름다움. 내 안에 충족되지 않은 그 무엇인가를 찾기 위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여행은 떠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만남은 내 안의 나와의 마주침이다. 싫어하는 사람도 내 안의 바로 그 싫은 부분을 만나는 것이며,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도 내 안의 이기의 일부분이 상대에게 투영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까닭으로 여행은 또 다른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심야버스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작은 별빛과 어둠의 풍경, 그리고 포항에서 맞는 새벽의 운치만으로 이번 여행의 포만은 충분했다. 혹여 어떤 분은 “독도를 핑계 삼아 너도 나도 단체 만들어 돈 타내기 위해 포장을 하고 있다”라는 거침없는 표현을 했을 때, 과연 우리들이 각자의 시간과 호주머니 돈을 쓰면서 대한민국 정부에게 무엇을 얻어 냈는가? 하고 자문을 해 보았다. 폭언을 쏟아낸 그는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도 받고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가의 명예도 갖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 씁쓸한 기억이 하필이면 사우나탕 안의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는 일출의 아름다움인지…… ‘그가 깨닫지 못하는 것, 바로 이런 일상의 평범한 아름다움일지도 몰라.’ 찾는 이가 없는 곳에서 문득 바라본 보석 같은 아름다움, 그건 순전히 덤으로 얻은 기쁨이라는 것을…… 소득 없는 일에 매달려 사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욕심이 없었다. 시민연대라고 해서 떠나기 전부터 약간 겁을 집어 먹었던 것과는 달리…… 모두가 순하고 맑은 눈빛으로 독도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의 순수함이었다. 아침을 먹고 난 뒤 포항에서 [바다의 꽃, 씨 플라워]를 탔다.. 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먼저 돋아 오르는 섬, 울릉도와 독도를 만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내 가슴은 푸른 파도로 출렁거렸다. 눈이 시리도록 넓고 푸른 바다에 눈길을 주다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니 바다 한 가운데서 푸른 섬, 울릉도가 보였다. 육지로부터 오백 여리나 떨어진 외딴 섬 울릉도는 첫눈에 나를 사로잡았다. 바다 가운데 솟아 오른 아름다운 섬의 신비는 내 삶에 또 다른 길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 삶의 터전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것은 또 다른 만남이었다. 독도 박물관 초행길인 나와는 달리 독도 시민 연대에 소속되어 있는 분들의 대부분이 울릉도와 독도를 여러 차례 다닌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었다. 지난 역사를 거울로 삼아 오늘의 난관을 헤쳐나갈 지혜와 힘을 얻고, 선조들의 민족혼 앙양과 국토수호 의지를 오늘날에 발현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박물관의 설립배경 및 목적, 운영의 방향을 박물관 담당자와 동북아 역사 재단의 홍박사는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여주었다. 탄산수가 솟는 도동 약수공원에서 물을 마시고 청마의 시비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조해용씨가 청마의 [울릉도]를 낭송했다. 푸른 나뭇잎을 흔들며 시공을 헤쳐 나가고 있는 듯 섬 전체가 거대한 절벽 같은 곳이었다. 이번 여행의 여정가운데 하나인 “러일전쟁과 독도에 관한 강의”였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간 곳에서 듣는 강의는 알 수 없는 비장함까지 느끼게 했다. 우리들의 역사는 늘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던 나라였다. “역사에서는 논리가 통하는것이 아니라 사실과 통한다. 이제는 그들이 다케시마라고 말하는 땅이 일본의 고유 영토가 아니라 한국 땅이라고 말한 것을 입증하는 것이 한국 사람들의 몫이라고 했다.” 그래, 어쩌면 이제 우리들의 몫을 생각하지 않고 늘 일본의 망언에 항의수준으로만 반응하고 있었던 한국이었는지 모른다. “역사에 있어 우연한 일은 한번은 일어날지는 몰라도 두 번, 세 번은 일어날 수 없다.”라고 말하는 노교수의 말씀이 내 머릿속에서 섬광처럼 지나갔다. 내게 언제 이렇게 호사스런 역사탐방을 갈 시간이 있을까? 하여 무턱대고 따라 나섰지만 어둠이 깊어 갈수록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내 발걸음의 무게를 더해 주는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난 뒤 편부경시인이 커피를 마시러 물레방아로 가자고 했다. 물레방아로 가기 위해 편시인이 미리 택시를 준비해 놓았다. 울릉도가 이제 고향이 되어 버린 그녀는 손바닥 들여다 보듯 울릉도의 이곳 저곳을 소개 해 줬다. 그녀의 열정이 새삼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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