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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순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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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무력감

2004.01.29 05:40

박정순 조회 수:119 추천:3

가슴을 열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내겐 늘 뽀족한 바늘들이 여기 저기 머리를 들고 일어나 상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달려가 찔러대는 것이다.
안되는데...
힘들다고 하는데..
그저 내 말한마디가 무슨 위력을 발휘하려고..
그러니까 말야,
내말은,
다시 생각해봐도
난 아냐. 아니라니까.
도리 도리 손까지 휘휘 아니라고 강한 부정을 해대지만
나. 지금 아파. 아파. 힘들어 죽겠어.
그렇게 말하는 너의 저 밑바닥에 응어리진 감정들을
내가 어떻게 풀어 줄 수 있겠니?
그저 무기력해지는 무력감만 가중되는 걸.

내일 아침의 환한 햇살이 이 세상을 바꿔줄까?
사삭 사각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베개에 드리워놓고서
이옷, 저 구두 한번도 안입은건데... 주고 싶어서..
알지. 그러나 받을 수 없는걸. 뭔가 해주고 싶어 하는마음,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그냥 풀어놓는 그의 하소연임에도 불구하고서...

회색빛 이야기, 착한 사람들의 고통을 신은 지금 듣고 있는걸까?
있다면 간절히... 주택복권, 일어나 걸을 수 있는 능력... 증명해 봐 달라고 말하고 싶은 나는 지금 마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