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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나눔의 집을 아는가?

2004.02.14 08:24

박정순 조회 수:73 추천:6

[나눔의 집]을 아는가?




나는 수년전에 사이판을 다녀왔다.
일본군의 현지 침략역사를 두루 살펴보았고 특히 일본군위안부를 가두어두고 못된짓을 한 현장인 정글터널(Jungle Tunnel)을 살펴보고 마음을 쥐어뜯으며 통한한 적이 있다.
이 번 팔라우에서 누드촬영을 하여 돈벌이 하려는 파렴치한 이들은 이나라 백성이 아닌지? 현재 생존해 있어 [나눔의 집]에 있는 패해(悖倫의 害)를입은 할머니들을 알고나 있는지? 우리가 입은 일본의 잔혹한 침략사를 알고나 있는지? 거듭 반문하고 싶다.
나는 새벽동인들과 함께 [나눔의집]을 탐방하고 그곳에서도 일본의 잔혹한 침략사를 새삼 공부하였다.
기행문 <여옥의 눈물>은 나눔의 집이 개원하면서 위안부 자료를 수집할 때에 나의 졸저인 문집을 보내게 되어 현재 [나눔의 집]에 소장되어 있다.


아래의 3문단은 필자가 사이판 기행시 정신대원(일본군위안부) 발자취를 살펴본 후 [문학의 즐거움 www.poet.or.kr/hdj]에 올린 기행문 <여옥의 눈물> 중 일부이다.


■ 정글 터널(Jungle Tunnel)

넋나갈 정도로 흔들림과 시달림 끝에 멈춰선 곳 좌측에는 정글 터널(Jungle Tunnel)이란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좌측 동해안(태평양)쪽에는 라우라우베이 “C”포대(Laulau Bay “C” Guns)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이들 모두가 2차 세계대전시 일본군이 주둔하던 곳으로 싸이판 동부 라우라우비치(만) 북쪽 태평양 연얀에 불쑥 튀어나온 곳이다. 정글 터널을 “영혼의 동굴”이라고도 한단다. 전쟁 당시 이 동굴에는 철책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철책 문이 흔적도 없다. 동굴 입구에는 모기인지 하루살이인지 분간키 어려운 한떼의 무리가 맴들고 있다. 음습한 동굴에는 수많은 계단을 밟고 내려간다. 계단에는 앞서 다녀간 관광객들이 켜 논 촛불들이 갸냘프게 떨면서 가믈가믈 비친다. 저아래 너른 바닥이 있고, 조금 더 깊은 동굴 벽에는 방모양으로 여러개의 굴을 파놓았다. “C”포대의 일본군들이 강제로 끌려온 조선의 정신대 여인들을 이곳에서 차레로 순결을 짓밟고 욕보인 곳이다.(일본군이 주둔한 부대나 진지 근처에는 어디든 정신대 수용소가 있었던 모양이다. 짐승만도 못한 놈들…)저 유명한 T·V극 “여명의 눈동자”의 여자 주인공 “여옥”이 아기를 해산한 장소, 수많은 조선인 정신대 여인들과 여옥이 흘린 눈물이 아직도 마르지 않고 음습
한 채 우리의 가슴을 쥐어 뜯는다. 가슴 쓰라린 우리들의 눈물도 함께 떨구어져 적셔 지기도 하거니와 그녀들의 통곡이 귀를 찢는 듯 동굴을 메운다. 짐승 같은 일본군의 만행에 다시금 치가 떨리고 있다. 눈물이 글썽하여 나오려는데 동굴 벽과 천정에 온통 정자국이 나 있다. 강제 징집된 한국 징용인들이 노역한 흔적이다. 한국 징용인들이 파 들어간 동굴속에서 한국의 여인들이 정조를 유린 당하고 짓밟히다니 진정 굴욕스럽고 수모스럽다. 안에서 밖으로 향한 철책문 왼쪽에 겨우 두손(밥그릇)이 드나들 구멍이 뚫려져 있다. 정신대원들에게 밥을 넣어주던 구멍이란다. 정신대원들은 일체 철책 밖 외출을 금했단다.



■ 악마의 소굴 정신대를 어찌 잊으랴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태평양 전쟁에서 참패를 당할 때가지 전쟁터에 일본군 주둔 부대가 있는 곳마다 위안소를 차려놓고 점령지 여성들을 정신대원(종군위안부) 명목으로 끌고가서 정조와 순결을 짓밟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들 위안소 운영은 1932년 상해(上海)사변 발발시부터 개시되어, 1937년 부터는 소위 정신대(나라를 위해 몸 바치는 부대)를 만들고, 1943년에는 여자정신대 근무령 이라는 행정명령을 제정 발동하고, 1945년 항복 패망할 때까지 지속되어 왔다.
강제로 이에 끌려간 여성들은 12세에서부터 20세 안팎의 꽃봉우리 같은 어린 소녀들이 대부분이었으며, 40세 여성까지 도합 20여만명 이상이 강제 징발 되었다. 이들 중 8만 여명 이상이 종군위안부로 강제동원, 일본군 진지에 투입되 추악한 수욕(獸慾)에 의해 우리의 어린 누이들이 정조와 순결을 유린 당했다.
정신대의 운영은 한국의 여인뿐만 아니라 중국, 기타 동남아 등지에서 강제로 끌려온 약소국의 여인들이였는데, 대부분 좋은 일터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감언이설로 꼬득이거나 유괴, 납치등의 수법으로 강제 연행해 이루어졌다.
일본군의 정신대(위안소)는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시아, 태국, 미얀마, 베트남, 파푸아뉴기니, 홍콩,마카오와 남태평양의 섬(이들 중의 하나인 싸이판섬에 87학원장 친목회원들은 역사의 현장에서 연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등 일본군 부대가 주둔한 곳이라면 어디에든 빠짐없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 위안소에서는 1인의 정신대원이 하루에 적게는 3~4명 많게는 5~6명 또는 이 이상의 일본군들을 상대케 하였다니 치욕이요, 수모요, 굴욕이요, 조선의 부끄럼이다.
생존한 일본군(의사과장) 증언에 의하면 정신대원(중군위안부)을 수용한 위안소는 중국에 280개소, 동남아시아에 100개소, 사할린에 10개소등 도함 400여개소 (1943년 1월현재)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직도 50여명에 이르는 여자 정신대원 할머니들이 생존하여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여전히 과거의 만행을 뉘우칠 줄 모르고 자만한 일본, 그들이 진정 뉘우치고 사과하며 보상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조선의 누이들을 짓밟은 대가의 저주가 돌아가리라. 이러한데도 아직 일본이라면 사족을 못쓰고 그 문화, 물질, 문명을 무조건 수용하고 따르는 멍청이들은 정신을 차리라.
정글터널에서의 여옥의 눈물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우리 한국인들의 수모스런 모습이요, 상처요, 악몽이요, 아픔으로 남게 될 것이다.



■ 일본군최후사령부(Last Commannd Post)

11:50 마르피 정상으로 안내 받지 못한 섭섭한 감정속에서 또 떠밀리다시피 도착한 곳은 일본군최후사령부다. (현지명 바나데로 Banadero)만세 절벽(반자이 크리프)으로 가는 길 산록 모퉁이에서 조금 올라 들어선 절벽 밑이다. 겉으로 보아서는 커다란 바위만 보이는데 좁은 계단을 오르면 바위 뒤에 동굴 모양의 입구가 있으나 바위 뒷켠은 콘크리트로 구축한 튼튼한 토치카이다. 본래의 용도는 기관총 진지와 감시망대의 역할을 하던 곳이다. 1944. 6 싸이판에 상륙한 미군에게 쫓기어 마지막으로 밀려난 곳으로, 사이토(薺藤)육군 중장이 이곳에서 자결한 1944. 7. 6 다음날, 끝까지 저항하던 300명의 일본 수비대가 퇴패하므로 싸이판 전투는 끝을 맺는다. 우리 일행이 토치카에 들어섰을 때 뒷켠 옆구리의 투꺼운 콘크리트 벽이 2m 가량 구멍이 나 있음을 본다. 치열한 전투에 포격을 받은 흔적이란다. 이 토치카가 강제 징집된 우리 조선인의 손에 의해 축성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구멍 뚫린 토치카 벽 오른쪽 구석, 사이토 중장이 자결하였다는 자리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한국 상표가 붙음) 담배꽁초와 과자 봉지가 널브러져 있다. 유치한 행위가 부끄럽다. 일본인들이 본다면 입맛이 씁쓸하겠다. 토치카 뒷산에는 한국여성 정신대가 감금되었던 굴이 있다는데 일본의 강력한 반발로 입산 통제 되고 있단다. 우리의 정부는 굴을 공개하는
데 힘을 쓰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원망스럽다. 토치카 뒷켠에서 밖으로 내려오니 잔디가 깔리고 야자수 잎이 늘어져 그때의 참상을 다시 잊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곳에 놓여 있는 녹쓴 대포와 전차는 참혹한 역사를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서둘러 단체 기념촬영을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http://www.poet.or.k [문학의 즐거움-<여옥의 눈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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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더럽히는 벌거벗은 장사꾼들




탤런트 이승연씨가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누드 사진을 찍어 인터넷과 휴대전화 영상으로 팔겠다고 나선 것은 아무리 봐도 제정신에서 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게 제정신에서 벌인 일이라면 그 ‘제정신’은 보통사람의 ‘정신 나간 정신’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이 몇 년째 일본대사관 앞에서 피맺힌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생각해 보라. 이스라엘 여배우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벌거벗고 찍은 사진으로 장사를 하겠다고 나서면 이스라엘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는가.

이승연씨와 기획사측은 대규모 기자회견까지 열어 “종군위안부 문제가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기획했다”고 밝혔다 한다. 입에서 나오기만 하면 다 말이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종군위안부가 여성의 성(性)을 상품으로 생각하게 만든 원흉”이라고도 했다. 벌거벗은 사진 한 번 접속하는 데 1000원 안팎씩 받아 청소년들의 푼돈을 우려내려 하면서 무슨 뒷말이 이리 많은가.

이미 10여명의 여자 연예인들이 앞다퉈 벌거벗은 사진을 팔아 몇 억, 몇 십억을 벌어들였다. 탱크로 정권을 잡은 세력들이 유일하게 백성이 숨 쉴 공간으로 음란물에 관대했던 암울했던 그 시절보다 지금이 오히려 더 병들고 더 황폐한 사회가 돼버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공영’이라는 명찰을 붙인 TV들이 시청자 눈길을 끌기 위해 누드 장사로 지명도를 쌓은 연예인들을 드라마와 프로그램에 잇따라 기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나라가 정신이 제대로 된 나라라고는 도저히 볼 수가 없다.

황폐한 나라, 뒤집힌 사회에서 국민이 제정신을 지키려면 결국 자신이 절제하는 수밖에 없다. 천박한 누드 상품을 더 이상 사지 않는 소비자들의 단호함만이 이 부끄러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조선일보[사설3] 2004.02.14.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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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를 누드 상품화 하다니…”이승연 영상물 파문


이번 화보집의 노출 수위에 대해 이승연은 확답을 피한 채 “누드 여부는 보는 사람이 판단할 문제다. 나는 주제 의식을 제대로 표현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엽합 탤런트 이승연이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상반신을 노출한 영상물을 촬영했다. 이승연은 “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재조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군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들은 “진정 애정이 있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누드로 상품화할 수 있느냐”며 영상물 공개에 반발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이승연과 영상제작업체인 ㈜로토토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필리핀 남쪽의 섬나라 팔라우에서 촬영한 내용과 사진을 공개했다
“위안부를 누드 상품화 하다니…”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탤런트 이승연의 사진. 이번 화보집의 노출 수위에 대해 이승연은 확답을 피한 채 “누드 여부는 보는 사람이 판단할 문제다. 나는 주제 의식을 제대로 표현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엽합 탤런트 이승연이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상반신을 노출한 영상물을 촬영했다. 이승연은 “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재조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군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들은 “진정 애정이 있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누드로 상품화할 수 있느냐”며 영상물 공개에 반발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내용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바닷물에 하반신을 담근 채 돌아서서 벗은 등을 보여주거나 짧은 한복 저고리 아래로 가슴을 일부 노출한 것, 욱일(旭日)기를 배경으로 가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홑겹 한복 치마를 입고 어깨를 드러낸 장면 등 모두 7장이다.

로토토 관계자는 “단조롭고 주제의식이 없는 기존 연예인 누드 사진에서 탈피하고 싶었다”며 “여성의 성 상품화에 의한 최대의 희생양인 군위안부 문제를 통해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촬영지 팔라우도 군위안부들이 많이 희생된 곳으로 주제의식을 표현하기 위해 선정했다는 것이다.

이승연도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를 재조명하고 싶었으며 수익의 일부를 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위안부 관련 피해자 132명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나눔의 집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군위안부 피해 여성을 또다시 성의 상품화로 울리는 상업주의에 분노한다”며 군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상물 제작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누드를 통해 과거 일본군의 성 노예 피해자 문제를 다루면서 한일관계를 재조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승연의 기자회견은 미사여구로 누드 제작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의 나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로토토 관계자는 이 성명을 전해 듣고 “군위안부의 피해를 시각적으로 조명하자는 게 본래 취지”라며

이승연과 영상제작업체인 ㈜로토토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필리핀 남쪽의 섬나라 팔라우에서 촬영한 “예정대로 일본과 네팔에서 추가 촬영을 마친 뒤 3월부터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영상을 유료 공개하고 화보집을 내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2004.2.13.이진영기자 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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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한 日 포르노도 이보단 덜하다
빗나간 누드 열풍 '위안부' 까지 이용




포르노 중에서도 가장 저질로 꼽히는 것이 일본의 ‘이메쿠라’다. 가장 순결한 이미지의 여성들, 여고생·교사·간호사 등의 옷을 입은 여자들이 처참하게 강간당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성욕 아닌 인간의 악마적 내면을 끌어내는 최악의 상품이다.
12일 터져나온 이승연의 소위 ‘종군위안부 누드’는 그런 일본 포르노의 극악성을 단박에 압도한다. 이승연과 누드 기획사는 호텔 연회장에서 성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독도분쟁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며 “종군위안부 문제가 성 상품화의 원흉이다”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흰색 한복을 반만 걸치고 얼굴엔 숯검정 같은 것을 묻힌 채 잔뜩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누드 사진 몇 장을 공개했다. 그런 설명을 ‘기획 의도’라 내놓고 그런 사진을 보여주면 고개를 끄덕일 것으로 대중을 얕볼 만큼 지금 우리 연예산업의 상품화 전략은 금도도 없이 마구잡이로 판을 벌이고 있다.

작년부터 유·무명 연예인, 한물간 연예인 가릴 것 없이 줄줄이 누드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팔고 있다. 여배우들의 ‘막장’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다. 물론 돈 때문이다. 주로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판매되는 이들의 누드는 수십억원씩 매출을 올린다고 선전된다. 유통기간도 극히 짧아, 사실상 ‘단발성’이다. 포르노나 싸구려 에로영화 배우가 아닌 가수와 배우, 심지어 TV 탤런트들이 이처럼 줄지어 누드 장사에 뛰어드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돈에 눈멀어 막가는 연예산업의 상품화 전략
'역사'와 '恨'까지 들먹이며 최후의 상식 조롱
"결국 우리가 할머니 성추행하는 꼴" 의견도

그 중 어떤 이는 “주요 부분은 다 가렸다”며 누드가 아닌 척했고, 자신은 섹스 비디오의 주인공이 아니라며 펑펑 울던 여배우는 얼마 뒤 ‘누드 발표회’란 행사를 열어 “헤어 누드도 찍을 수 있다”고 했다. 거기에서 이어진 이승연의 ‘위안부 누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인 흰 무명 저고리 섶 사이로 맨가슴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악마성에 소구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 조선일보 인터넷 게시판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댓글은 “위안부 누드를 보면서 가슴 아파하는 남자들이 있을까? 관심은 이승연의 몸매일 뿐이고, 결국 우리 손으로 할머니들을 성추행하는 꼴”이라는 내용이었다.

누드 논쟁은 대개 ‘예술이냐, 외설이냐’란 문장으로 압축된다. 그런 논쟁조차 포르노가 만연한 이 시대엔 거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 그런데도 ‘위안부 누드’가 새삼 국민들의 감정을 폭발시킨 것은 한낱 장삿속 누드로밖에 볼 수 없는 것에 제멋대로 ‘역사’와 ‘한(恨)’을 갖다 붙였기 때문이다.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던 연예인들이 잇따라 누드 광풍에 휩쓸리는 것도 입맛이 쓰지만, 장삿속을 감춘답시고 분노와 치욕의 역사까지 써먹는 지경이 됐으니 지금 우리 대중문화 현실이 일면 참담할 뿐이다.

(조선일보 2004.02.14 한현우기자 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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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누드’ 네티즌 화났다
“끝나지 않은 아픈 상처 알기나 하나”



탤런트 이승연이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상반신 노출이 포함된 영상물을 인터넷 등을 통해 유료 서비스하겠다고 밝힌 뒤, 항의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인 황모(76)씨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13일 탤런트 이승연씨와 ㈜네띠앙엔터테인먼트 등을 상대로 누드 사진·동영상 인터넷 서비스 등을 금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누드를 제작한 것은 이씨의 벗은 몸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벗겨진 몸을 연상하게 하려는 반인륜적 동기”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승연과 제작사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대협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곽제근씨는 “우리가 평생 보듬어 드려도 낫지 않을 그분들의 상처를 이 땅의 후손 중 일부가 갈기갈기 헤쳐놓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종군위안부 누드 반대 카페’(cafe.daum.net/antilee)에는 개설 20여시간 만에 9000여명의 네티즌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일부 회원은 정대협이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개최하는 ‘수요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승연, 누드 찬반 네티즌 투표

그러나 이승연과 ㈜네띠앙엔터테인먼트측은 예정대로 촬영을 강행하고, 3월 초 유료 서비스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승연은 오는 19일 일본으로 2차 촬영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네띠앙엔터테인먼트 박지우 이사는 “팔라우에서 찍어 온 사진을 들고 정대협을 찾아가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4.02.14.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