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병 어항의 하오
2006.07.16 02:31
단추병 어항의 하오 / 강학희
꼬불꼬불 실밥만 남기고 Y의 셔츠에서 달아난
단추고기 찾으러 단추 어항魚缸으로 갔지요
밑바닥 마고자 호박단추고기 뒤에 숨어있는
네눈박이 낚으려다 숨이 멎는 줄 알았어요
달각달각 사각사각 일제히 나요! 나요! 호소하는
외눈박이 쌍눈박이 세 눈, 네눈박이들
단추 구멍만한 눈썰미로 쌉쌀한 기다림 따먹으며
서로 모서리를 괴이고 받히고 몸을 포갠 채,
저 아니면 아니 되던 찬란한 시절 꿈꾸는 헤설은 눈빛,
그 아릿한 눈동자 저편 침묵의 섬
하나하나 눈 맞추며 꿈을 찾아주기로 했어요
혹 제 집 찾지 못하면 입양이라도 시켜야지요
드리운 손 그림자에 설레는 놈, 몸을 감추는 놈
포기하고 누운 놈, 곁다리로 따라가려 몸을 추스르는 놈
한 때는 죽도록 싫었던 묶임조차도 향수인 이민移民단지
단추고기 어장 너무나 익숙한 세상 같아요
따스한 손길에 달그락 사그락 몸을 뒤집고 구르고
잠시 소란해도 권태 사라진 단추 병 어항의 하오엔
꿈길이 반짝여요 귀향의 기적이 있어요.
혹, 우리도 이런 어항漁港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꼬불꼬불 실밥만 남기고 Y의 셔츠에서 달아난
단추고기 찾으러 단추 어항魚缸으로 갔지요
밑바닥 마고자 호박단추고기 뒤에 숨어있는
네눈박이 낚으려다 숨이 멎는 줄 알았어요
달각달각 사각사각 일제히 나요! 나요! 호소하는
외눈박이 쌍눈박이 세 눈, 네눈박이들
단추 구멍만한 눈썰미로 쌉쌀한 기다림 따먹으며
서로 모서리를 괴이고 받히고 몸을 포갠 채,
저 아니면 아니 되던 찬란한 시절 꿈꾸는 헤설은 눈빛,
그 아릿한 눈동자 저편 침묵의 섬
하나하나 눈 맞추며 꿈을 찾아주기로 했어요
혹 제 집 찾지 못하면 입양이라도 시켜야지요
드리운 손 그림자에 설레는 놈, 몸을 감추는 놈
포기하고 누운 놈, 곁다리로 따라가려 몸을 추스르는 놈
한 때는 죽도록 싫었던 묶임조차도 향수인 이민移民단지
단추고기 어장 너무나 익숙한 세상 같아요
따스한 손길에 달그락 사그락 몸을 뒤집고 구르고
잠시 소란해도 권태 사라진 단추 병 어항의 하오엔
꿈길이 반짝여요 귀향의 기적이 있어요.
혹, 우리도 이런 어항漁港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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