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2006.10.30 15:55
배꼽 / 강학희
뱃심 없는 날
뿌리와의 은밀한 통로, 배꼽을 꾸-욱 꾹, 눌러 보라.
꼬릿한 묵은 젖내,
꼭지 끝에서 번져나는 젖빛 감꽃 피던 날의
도닥거림으로
휘청하던 등줄기에 물이 차 오르고
자존심이 빳빳이 서는
배꼽은 몸의
중심점이다 배꼽과 배꼽이 만나 생명의 불꽃 이어지고
내가 존재된다
젖먹인 힘과 젖 먹는 힘이 뭉친
배꼽은 몸의 생장점이다
뱃심 없는 날
뿌리와의 은밀한 통로, 배꼽을 꾸욱 꾹, 눌러 보라.
늘 거기 있는 모태, 회귀의 길이 보인다
모천으로 회귀하는
모든 비밀센서는 바로 배꼽 아래 숨겨 있다
연어의 배꼽을 보라
생生의 매듭을 보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시집 : 오늘도 나는 알맞게 떠있다 | 강학희 | 2012.11.27 | 1317 |
143 | 조이 시인에게 [1] | 김영교 | 2022.12.22 | 33 |
142 | 잠잠하여라 | 강학희 | 2003.07.08 | 322 |
141 | 잠시, 그냥 잠시 | 강학희 | 2003.07.08 | 331 |
140 | 문門.1 | 강학희 | 2005.02.25 | 345 |
139 | ? (물음의 자괴감) | 강학희 | 2003.06.10 | 350 |
138 | 찔려도 좋은 바늘 | 강학희 | 2004.07.26 | 350 |
137 | 나의 심방(心房) | 강학희 | 2003.08.13 | 351 |
136 | 내 손에게 | 강학희 | 2003.06.22 | 356 |
135 | 그림자 | 강학희 | 2003.06.22 | 369 |
134 | 단심(丹心) | 강학희 | 2003.09.04 | 369 |
133 | 바람 소리 | 강학희 | 2003.06.13 | 371 |
132 | 열매 맺히는가? | 강학희 | 2003.11.01 | 372 |
131 | 그저 한점 바람이고 싶어라 | 강학희 | 2003.07.09 | 376 |
130 | 사각이 세상 | 강학희 | 2003.07.16 | 376 |
129 | 푸른 밤 푸른 강 | 강학희 | 2003.06.10 | 391 |
128 | 산다는 건. 2 | 강학희 | 2004.05.12 | 393 |
127 | 가을 밤에는... | 강학희 | 2004.10.10 | 393 |
126 | 보기와 읽기의 산책 | 강학희 | 2003.12.27 | 395 |
125 | 그대에게 | 강학희 | 2004.12.27 | 396 |
124 | 넘어지지 않는 남자 | 강학희 | 2003.11.27 | 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