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말 또는 생각들

2005.06.12 01:54

강학희 조회 수:674 추천:46

동그란 말 또는 생각들 / 강학희

"동그란..."이란 말은
내 마음이 아플 때 먹는 묘약이다

"동그란..." 하고 말을 붙이면
내 안의 모난 생각들이
자리뺏기 놀이를 시작한다

"도-오-ㅇ"은 입술웃음 자리로
"그-으-으"는 실눈웃음 자리로
"라-아-ㄴ"은 함박웃음 자리로

동글동글 굴러와
생각을 바꿔 앉히는 신비환이다

"동그란..."이란 말은

앞으로도 뒤로도 동글동글
똥그란 말마디
아무리 딱딱하고 뻣뻣한  걸 만나도 

동글방글 웃음마디를 굴린다


통. 통. 통. 오늘도 공원을 튀어가는
손녀의 웃음볼 따라가는 둥그렇게 굽은 할배등
세월의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처음과 끝을 잡아당겨 동그랗게, 둥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한생生의 원圓을
마무리하고 있다.

참 예쁘다. 동그란 것은.

*外地 15호 2005/여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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