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불행의 차이는?

2003.06.17 14:53

강학희 조회 수:707 추천:66






행, 불행의 차이는? / 강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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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단 하나 형제인 내 언니는 쉰 한번 째의 생일을 끝으
로 생을 마감하였다. 어려서 부터 풍요로움 속에서 무엇이
든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던 우리는 
다가오는 날들에 대한 두려움이라고는 없었고, 받기보다는 
주는 것에 익숙한 삶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다사다난했던 삶은 너무나 안일무사한 초년 을 거쳐, 아들 하나만 있으면 더 이상 아무런 부족함이 없으 리라던중반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뒤늦게 낳은 아들은 그녀의 임신 중독으로 2 개월이나 일찍 세상에 나와 그나마 신생아 care에 유명한 U.C.Irvine의 의 료시설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Valedictorian 졸업생 대표)로 학교를 졸업한 큰 딸은 의대 입학 3개월만에 타고 가던 차가 뒤집혀 교통 사고 후유증으로 1년반이나 휴학해야 했다. 때를 맞춘 듯 뒤 늦게 시작한 남편의 오퍼상은 그 많던 재물마저도 물거품으 로 만들어 버리고, 이제 이렇게 빈 손인 때, 그나마 허락되었 던 건강마저도 거두어 가시려 했음인지, 전 날까지도 골프치 며 즐겼는데 느닷없이 위암 선고를 받게 되었다.
그 후 11개월, 오늘 내일 사경을 헤매는데 surfing(파도타기) 를 나갔던 둘째가 사고를 당하여 휠체어 신세가 되어버리니, 마치 줄것 다 준 주인이 하루아침에 다 내놓으라 하듯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형상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 그 시련의 긴 터널을 지나고 보니, 이 모든 불행 은 역시 하느님의 다가올 날들에 대한 보살핌이었구나 생각 되어진다. 교통사고 후유증을 이기고 학업을 마친 큰 아이는 엄마도 없는 가정을 강인하게 이끌어 나가고, 인큐베이터 안 에서부터 삶과 사투를 벌여온 막내는 처음부터 혼자 사는 걸 배웠는지 혼자서 맥시코 오지로 선교 사업을 나갔다.
둘째는 사고로 휠체어를 타지만 특수 장애인 재활 의학을 전 공하여 남을 위하여 살려고 하니, 행, 불행을 우린 어떻게 가 름하여야 할까? 지금의 불행은 꼭 다음에 다시 올 행복을 위 한 것이요, 지금의 행복은 또 다른 불행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걸 새삼 느끼며, 아마도 지금 쯤 내 언니는 저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께서 일찍 내려주셨던 고난의 참 의미를 알고 미소짓고 있으리라 믿는다.

-한국일보 여성의 창 컬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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