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산막골에서

2004.08.03 15:17

강학희 조회 수:212 추천:10


          여름 산막골에서 / 강학희(牛硏)

          산과 들과 나무가 흐드러진 산막골에선
          넋을 놓는 바보가 된다

          그저 바라만 보는 화가
          그저 읽기만 하는 시인이 된다

          더 잘 그릴 수 없는 들꽃과 산딸기 덤불
          더 진솔 할 수 없이 차오르는 강물 소리

          눈을 감아도, 손을 거두어도
          절로 마음에 그려지고 새겨진다

          강가의 휘어진 소나무
          섬을 쓰다듬는 물소리

          완성 된 산수화
          만개한 시詩다

          이 여름 품이 깊은 산막골*은
          청평산방 안에 든 사람을 다 뭉갠다

          들이는 것이 무언지, 버리는 것이 무언지
          콩크리트 같은 가슴을 가르며 묻는다

          산과 들과 나무가 흐드러진 산막골에선
          아무 것도 없어도 부자가 된다.






*산막골: 소양강 넘어 춘천시 북산면에 있는 산골마을


*사진 촬영: 강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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