룔료 14

2014.03.12 06:11

강학희 조회 수:624




룔료14

그러면 이제 많이 부족하지만 잠깐 저의 꾸르실리스따로써의 삶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제가 꾸르실료를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주님과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용기를 주신 성령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꾸르실료를 생각하면 맨 처음 무척 부정적인 이메지로 다가 왔던 
꾸르실료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 뿐인 언니가 쉰살을 눈앞에 두고 
위암선고를 받고 항암치료를 받기전에 지도자 강습이라는 꾸르실료를 간다고 
했을 때 저는 너무나 황당하여 화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떠나 갈 사람이 도대체 무슨 지도자 강습을 배우러 간다는지 공연히 꾸르실료를 
들먹인 사람들마저 미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꾸르실료 이야기만 나와도
자리를 비켜가곤 했지요.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마지 못해 그래 어떤 것인지 
가보기나 하자! 하는 마음으로 여성 제 4차 꾸르실료에 참가하게 되었으니 
당연히가슴이 열리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고 듣기보다는 머리눈으로 바라만 
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새벽 마냐니따 행렬로 들어섰을 때 저는 저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찬란한 빛무리를 지고 환하게 서있는 언니, 그 때 처음으로 
죽어서도 우리는 하느님 사업을 할 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저의 눈으로 주님의
뜻을 바라 본 것이 얼마나 허황된 일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걷잡을 수 없던 미사 시간....누군가 콧물 눈물 범벅이던 내게 
내민 손길은 분명 주님의 따스한 손길이었다 확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님은 제게 꾸르실료를 통하여 또 다른 소명으로 오셨습니다.

그렇게 여성 제4차 수료 후, 여성 5차에서 환경 연구와 복음화의 룔료와 
신심부장을 맡으며 왜 주님께서 마냐니따 바로 후의 룔료를 주셨는지,전례를 
통한 메세지를 통하여 그 때에야 꾸르실료의 참뜻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싶습니다.참가자일 때와는 달리 봉사를 통하여 주님과 만났던 꾸르실료 때의 
순간을 다시 재확인하며 작은 나의 몫이 무엇이든 주님께 바치는 세상의 얼을 뺀 
사람으로 살기를 약속하고 또 이룰 수 있도록 청원 기도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성 5차 봉사 후 오클랜드 본당 울뜨래야에 나가며 그 때 처음으로 
우리 본당 울뜨래야에서 팀을 구성하여 여성 팀인 안젤라 팀의 팀장을 맡아 
저도 익숙치 못한 팀회합을 함께 나누며 우리의 신앙을 통한 우정을 나누게 
되었고 우리는 팀원으로써 서로 믿고 삶을 나누며 많은 힘을 얻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약한 것인지요? 여성 6차가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봉사도 할만큼했지라고 생각하며 이젠 그동안 미루었던 세상의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성 6차 회장직을 요청 받고도 이런 저런 세상적 
이유로 사양하고 또 사양하던 밤, 꿈길에서 들려 오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안젤라야 잊었느냐? 네가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 다른 일들도 다 나를 통하여 가는
것이란 걸... 네가 나의 일을 미루고 지금 하고 싶어하는 일들이나, 네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 모든 것이 너의 능력이라 생각하느냐? 하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저는 벌떡 일어나 "주님! 미약한 저를 또 잊었습니다. 늘 이렇게 자신을 오만하게 
판단하는 저를 용서하십시요...." 

그리곤 아무리 벅차더라도 순명하는 마음으로 하자 결심을 하고 시작했던 글쓰기를 
멈추고, 책을 내려던 모든 계획들을 잠시 뒤로 미루고 제6차 봉사자 팀에 합류하여
여성 6차 회장으로 9개월을 룔료 봉사자와 주말 봉사자님과 함께 꾸르실료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제 6차 여성 꾸르실료를 저희의 능력보다 더 넘치는 성과로
끝낼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성령님의 힘과 이 지역은 물론 전 세계 꾸르실리스따님들의 
기도 빨랑까의 힘이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꾸르실료 3박4일 동안 매일 매순간
밝아지는 참가 자매님들을 보며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지금도 가슴이 울렁입니다. 
또한 이 길고도 고된 여정을 통하여 저는 또 다른 것을 통하여 주님이 저를 깨우쳐주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3박4일 동안 단 4시간을 자고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간의 정신을 
배웠고, 제 육신의 한계 속에서 주님께서 당하셨던 육적 고통이 얼마나 크셨는가, 
십자가에 달려 찢기셨던 고통을 생각이 아닌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꾸르실료 3박4일 여정 후 집으로 돌아 와서 보니 엄지 발톱이 까맣게 멍이들어 설 수
조차도 없었지만 꾸르실료 기간 중에는 그 고통을 크게 느끼지도 못했던 거지요. 
우리는 우리의 작은 발톱하나가 다쳤을 때도 이렇게 아픈 것을 주님의 못박힌 손과 발, 
그리고 가시관에 짖늘린 머리와 창에 찔린 몸은 어떠하셨겠는가? 그 때에야 진정으로 
우리의 큰 죄를 다시 한번 깊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여성 제6차를 끝내고 다시 본당으로 돌아 와 새 꾸르실리스타들을 위하여 
우리는 두개의 여성 팀으로 나누어 팀 회합을 가지기 시작하였지요. 그러나 현실적인
여러 사정으로 주일 낮 미사 후의 #2팀이나 목요일 밤 미사 후의 #1팀이나 활성화 
되지 못하고 옆에서 아무리 격려해도 오히려 점점 더 힘을 잃어가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팀원들의 대부분이 다른 단체에서 핵심적으로 열심히 활동하기에
너무 바빴고, 특별한 활동 사항이 없이 우리들의 크리스천 형성이나, 복음화의 삶을 
나누는 팀 모임의 결속력이 약화 되어 가고 있었던거지요. 그래서 주간님이나 두분
팀장, 그리고 간사님과 여러 안을 생각해보기도하던 중 꾸르실리스따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을 듣게 되고 꾸르실료 부장으로 사무국에서 함께 일하며 우리
의 팀 회합, 울뜨래야의 활성화를 위한 이 재교육 자리에까지 다시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되돌아 보면 우리들의 실패조차 주님의 안배이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이미 시작했거나 시작하려고 하는 각본당의 팀회합을 더 활성화 시킬 주님의 정예부대인 
꾸르실리스따들의 주님과의 만남을 다시 상기하고, 지금은 많이 희미해진 주님과의
뜨거운 약속들을 다시 재 확인하기 위하여 여기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왔습니다.

형제 자매님! 가만히 다시 생각해보십시요.우리가 주님께 얼마나 봉사하였다고 
주님은 우리의 가는 길목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이리 후하게 해주시는지? 
돌아 볼수록 입은 은혜가 얼마인지? 다시 주님 앞에 무릎 꿇고 우리를  헌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우리들이 아이들이 생각지도 않게 작은 선물이나 정성을 보일 때 
얼마나 가슴 뭉클해 합니까? 그럼 우린 주님께 어떤 자식인지요? 매일 달라기만 하는 
아이인지, 오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작은 본분이라도 하려하는지? 
우리가 무엇을해야하는지는 잘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우리를 다시 되돌려 
주님께 봉헌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자리에 선 것도 그러한 부족한 나를
 반성하며 주님께로 나아갈 것을 다짐하기 위한 것과 마찬가지로 저는 다만 이 자리를 
통해 우리 자신이 다시 한번 가슴 속을 들여다 보며 주님과 대화 할 수 있다면 여기 
계신 모든 꾸르실리스따님들 또한 자신이 얼마나 주님께 사랑 받는 아이인지 
아시리라 확신합니다. 우린 분명 크리스천이건 아니건 함께 사는 형제 자매님들과 
우리 신앙의 삶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주님께 나아가는 주님의 용사, 
꾸르실리스따의은총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주님은 당신만을 
믿습니다"라는 한마디만 드리고 제 부족한 이야기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네! 주님은 바로 당신만을 기다리고 당신만을 믿고 계십니다.
데꼴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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