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18 10:16

이제 가을이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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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을이 오고


비행장 출구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너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는데

나는 웃으며 떠났다
이기심이 가득한 뱃속에 소주를 부어 넣고
타국의 유행가를 부르다가
어떻게 우는 얼굴로 떠날 수 있었겠니
먼 나라에 와서야 혼자 울었다

검은 구름이 덮고 있는 도시에서
나는 이름 없아 살고 있다
아무도 나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유랑하는 사람은 이름을 고국에 남겨 두고
부운 발로 이국의 거리를 떠돈다

이제 서리 내리는 가을이 오고
아 나는 돌아가야겠다
나의 이름이 있고 눈물이 있는 고국으로
가을에는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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