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17 10:20

가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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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강


오십견을 앓고 나더니

청동 거울 속에 앉아
흰 머리카락 뽑아 들고
눈가의 잔주름 흔들며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서
자라던 것들의 기억이 남아 있는
들녘 저쪽으로 흐르는 강에
꽃잎 띄워 보내며

그대 소리 없이 웃고 있구나
가을강 깊이 흐르는
눈동자
꿈꾸는 섬 하나 떠가고 있다

지난 여름에 그랬듯이
그 맑은 강물에 뛰어들어 헤엄치고 싶다
떠돌다 지치면
그 섬에서 잠들고 싶다

그대 손짖하는 하늘에
가을강 흐르고
노을이 번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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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기영주
    2003/12/17 Views 770  Likes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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