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날에
2010.05.08 19:39
촉촉한 날에
김 희 주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엔
낡아 헤진 추억을
땡겨 덮고
꼼지락 꼼지락 발장난을 치고 싶다
벌겋게 태워버린
지난 이야기들
솔솔 군불 냄새로 올라온다
더러는
불붙지 못한 청솔가지
매캐한 연기
매운 눈물만 쏘옥 빼어놓는다
그 눈물 방울에
동동 조각추억이 떠내려간다
금방이라도 불쑥 부르고 싶은 이름들
하얀 거품만 남기고 사라진다
다 떠나고 난 새까만 빈 가슴에
불을 지펴
아픔 한 겹
슬픔 두 겹
지글지글 삼겹살을 구워낸다
촉촉하다
너무 축축한 날이다.
김 희 주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엔
낡아 헤진 추억을
땡겨 덮고
꼼지락 꼼지락 발장난을 치고 싶다
벌겋게 태워버린
지난 이야기들
솔솔 군불 냄새로 올라온다
더러는
불붙지 못한 청솔가지
매캐한 연기
매운 눈물만 쏘옥 빼어놓는다
그 눈물 방울에
동동 조각추억이 떠내려간다
금방이라도 불쑥 부르고 싶은 이름들
하얀 거품만 남기고 사라진다
다 떠나고 난 새까만 빈 가슴에
불을 지펴
아픔 한 겹
슬픔 두 겹
지글지글 삼겹살을 구워낸다
촉촉하다
너무 축축한 날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8 | 가을이 넘어오는 소리 [3] | 김희주 | 2017.10.15 | 63 |
77 | 벌초 | 김희주 | 2015.01.25 | 80 |
76 | 사랑하고 싶을 때 | 김희주 | 2015.01.25 | 288 |
75 | 그 봄 아프다 | 김희주 | 2015.01.25 | 110 |
74 | 삼월의 쿠테타 | 김희주 | 2015.01.25 | 160 |
73 | Flower Motion Sickness / By Hee Jooh Kim | 김희주 | 2010.09.30 | 1020 |
72 | 꽃 멀미 / 김 희 주 | 김희주 | 2010.09.29 | 1020 |
71 | June Prayer / Hee Jooh Kim | 김희주 | 2010.09.29 | 708 |
70 | 6월의 기도 / 김희주 | 김희주 | 2010.09.29 | 798 |
69 | The Dreaming Oak Leaf / by Hee Jooh Kim | 김희주 | 2010.09.29 | 620 |
68 | 꿈꾼다, 겨울 들판에서 | 김희주 | 2010.08.10 | 859 |
67 | 꿈꾸는 가랑잎 | 김희주 | 2010.08.10 | 785 |
66 | 까칠한 돌 하나 | 김희주 | 2010.08.10 | 521 |
65 | 가을 꿈 | 김희주 | 2010.08.10 | 514 |
64 | 겨울 창 (미주 중앙일보 문예마당 6/21/10) 게재 | 김희주 | 2010.06.21 | 492 |
63 | 하이얀 가족(미주 중앙, 문예마당) 4/12]2010 | 김희주 | 2010.05.08 | 541 |
62 | 대추를 말리며 | 김희주 | 2010.05.08 | 476 |
61 | 물방울 | 김희주 | 2010.05.08 | 517 |
» | 촉촉한 날에 | 김희주 | 2010.05.08 | 560 |
59 | 벼룩 떼의 대 이동 | 김희주 | 2010.05.08 | 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