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운다

2008.05.15 04:47

김혜령 조회 수:1126 추천:180

새들이 운다

꾸욱꾸욱 눌러보듯

찌이찌이 찢을 듯

고홉고홉 빨아대듯 울다가

부우부우

제 안에 가득 찬 허공을

토하듯 운다.



저마다 허공을 바라보며

허공에 갇혀 분주하다.



쪼아보고

뱉어보고

삼켜보는가 하면

견딜 수 없다는 듯

까악까악 소리를

질러보기도 하다가, 문득

웅덩이 속에 지친

제 모습을 마주보기도 한다.



저 게 나구나

나라는 형상이구나



부서져

흩어져

허공과 하나가 되기까지

제 모습, 제 한계를 감당하기란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 차력사 김혜령 2007.08.05 1580
70 바커스병과 우거짓국과 초록별 김혜령 2005.07.26 1299
69 개미들 김혜령 2006.04.05 1146
» 새들이 운다 김혜령 2008.05.15 1126
67 롱슛 김혜령 2008.08.27 1119
66 둥지 속의 고요 김혜령 2004.01.07 1070
65 나무 안의 길 김혜령 2008.03.19 1042
64 오작교 건너가 만나리 김혜령 2009.02.11 1041
63 귀에 대한 소고 -부처님 귀 김혜령 2003.01.03 1018
62 은어사전-8 김혜령 2006.10.11 1015
61 겨울 화단에서 김혜령 2006.12.06 1010
60 빗소리 김혜령 2008.12.07 995
59 지금 나는 김혜령 2009.05.30 991
58 은어사전-7 김혜령 2006.10.11 955
57 신발 한 짝에 대한 명상 김혜령 2003.01.29 937
56 숲으로 가득하리라 김혜령 2010.03.07 921
55 은어사전-4 김혜령 2006.10.11 919
54 은어사전-6 김혜령 2006.10.11 896
53 네모나라의 요술피리 김혜령 2003.02.05 891
52 바람 김혜령 2006.12.04 874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22,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