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울 밤 / Rene의 You'll never walk alone

2011.11.12 06:48

김영교 조회 수:546 추천:116

사다리에서 떨어진 남편 훈장처럼 척추에 박힌 금 세 곳 그 후 내 곁에 꾸부정한 노인 한사람 미루어 온 국외 출장을 견뎌 낼까 10월 이마에 내려오는 낙엽을 뒤로하고 약 한 보따리 챙겨 길 떠나는 뒷모습 짠한 마음이 손 흔든다 서로 남남 생쌀 알갱이 부대껴 밀어내며 한 평생 한 밥솥 안에서 뜨겁게 끓을 때 열 참아야 뜸 드는 인연 배웅하고 돌아온 나를 기다리는 낯설게 휑한 집 불 있는 대로 밝히고 크게 소리치는 음악을 더 높혀도 아래 윗층 발길에 체이는 완벽한 썰렁함 불을 지핀다 기도의 불을 지핀다 지금 그는 캄캄한 허공 어디쯤 날고 있을까 나는 지금 나의 인생 하늘 어디쯤 날고 있을까 이슥하도록 잠들지 못하는 가을밤 남편 부재의 밤 말없이 깊어만 간다 center>

Renee Fle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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