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想 三題 길, 등대, 민들레 씨방

2011.05.13 01:43

김영교 조회 수:652 추천:120

<詩想 三題> 길, 등대, 민들레 씨방 <길> 세상에는 길이 많습니다. 제 관심을 끌은 길은 만질 수 없는 길 쪽이었습니다. 눈길, 손길, 발길, 꿈길, 그리고 살길 등등 공중에 나는 새들은 보이지 않는 길을 날아가고 물 속 물고기들도 비늘 하나 다치지 않고 저들의 길을 헤엄쳐 갑니다. 이 보이지 않는 길들을 담아내고 싶은 게 제 소망이었습니다. 길 가는 사람에게 길, 꼭 필요합니다. 삶 한가운데서 잃은 듯 찾았고, 닫힌 듯 열렸고 끝인데 시작이었던 숱한 길들을 기억합니다. 일찍이 <길>로 오신 이를 만나 삶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등대는 빛의 길을 구체적으로 가시화 한 지상에 있는 빛길의 한 표상이며 민들레라는 보잘것없는 들풀에서 "의미"를 찾아 한 생명의 선교적 파송사역을 자연계시로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람의 길이었습니다. 뷰 파인더라는 내 안의 새로운 눈뜸은 통로가 되었고 선택하도록 이끌어 주심은 관계회복이었습니다. 그 때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한치의 손상도 없이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발췌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몰아의 시간 속에 계속 낮게 엎드리게 하셨고 밀착된 땅에서 스며드는 흙냄새에 취해 행복하도록 내버려 두셨습니다. 카메라와 심상에 사진 두 장이 찍혔고 자연과 합일되는 바로 극치의 순간이었습니다. <등대> 너와 나는 좋은 친구 나는 늘 빛이고 떨며 돌아 서 있는 너는 때 따라 어두움에 잠긴다 나를 찾는 너의 처연한 절규 앞에 내가 있다 너의 어둠이 나의 아픈 행복이다 나는 나팔이다 네가 잠든 캄캄한 바다 행여 짙은 안개가 널 좌초시킬까 너를 지키기 위해 밤이 새도록 불어대는 불빛 나팔 나는 길이다 네가 방황할 때 생명으로 안내한다 삶의 풍랑이 덮쳐오면 나는 네게서 눈을 뗀 적이 없어 네가 다가오도록 언약의 빛을 쏴 너를 살린다 어두운 삶의 바다에서 <생명의 빛>을 재창조하는 등대를 만난 기쁨 뷰 파인더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선물중의 <선물>. <민들레 씨방> 발이 없는 씨방이 안 가는 데가 없다 바람이 하는 짓이다 광야에도 길가에도 옥토에나 자갈이나, 가시 넝쿨에도 차별 없이 데리고 간다 먼 땅에 날아 온 사람 민들레 낯선 기류 껴안고 구름 낀 하늘도 춤추며 날아 가는 가슴 조린 불면의 밤바다 건너 씨방 흐터져 날아 올라, 땅 끝까지 날아 올라 민들레의 지경은 넓어져 간 새롭게 열리는 우주 샛노랗게 피어난다 디아스포라 보잘것 없는 들풀 민들레에서 "의미"를 찾아 한 생명의 선교적 파송사역을 뷰 파인더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람길(성령)이 펼쳐준 은혜 더없이 흔하고 천하여 볼품없게 보이는 민들레 바람이 길을 내면서 받혀준 비상이 나를 가두는 모든 사고와 제도에서 드디어 놓아준다 자유, 모두가 '선물' 모두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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