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날에 / 김영교

2011.06.20 15:21

김영교 조회 수:468 추천:136

기 살리기 운동은 일년 365일중 어찌 하루만이 아버지 날이랴만 아버지는 집의 대들보다. 그 대들보가 약하면 그 집은 위태롭다. 가정의 머리가 되며 가슴에 번득이는 훈장인 아버지의 위상은 대단하다. 요즘들어 주위에 이런 아버지의 이미지가 거세 당한듯 보일 때가 많다. 1세 이민자의 강인한 모습은 희석되어 나이에 상관없이 어깨가 축 처진 아버지에게서 연민까지 느끼게 된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안정되고 결속력 강한 소단위다. 아버지는 나가 돈 벌고 어머니는 집안에서 남편과 자녀를 뒷바라지 하는게 일상화된 관습이다. 일하는 엄마가 보편화되면서 덩달아 돈 버는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례해서 아버지상이 움추러 드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놓여있는듯 보인다. Money talks란 말이 암시하듯 세상은 온통 돈이 모든 기준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돈 잘 버는 일이, 더군다나 아내도 돈벌어 보탬이 되는데 버는 일이 왜 좋고 신나는 일이 아니겠는가. 랴만 더 중요한 일은 있는 돈을 어떻게 잘 지키느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현명한 여성은 버는 돈의 과다를 얘기하지 않을 뿐더러 제대로 쓸줄 안다. 이곳 미국은 기회의 나라, 유난히 맞벌이 부부가 많다. 부부란 서로 마주보고 세월의 주름살 크기를 세는<당신 때문에 관계>가 아니다. 부부란 같은 목적을 바라보며 같은 목적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어깨나란히 관계>이기에 어느 한쪽이 파워가 강해지면 균형이 깨진다. 그때 평화가 손 흔들며 떠나간다. 이 관계의 법칙은 개인이나, 가정, 사회나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말은 보이지 않는 파아랗게 날이 선 칼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의 교포사회가 되도록 어닝 파워가 큰 여성일수록 목소리를 작게 칼집에 넣어 두는 슬기가 필요하다. 요즘 같은 정보화시대에 유능한 여성의 큰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엄청 많다. 칼이 칼집 밖에서 눈치코치 없이 난무할 땐 위태롭기 짝이 없다. 주위 사람들의 간이 서늘해 진다. 결국은 사람을 다치고 칼은 칼로서 생명을 잃게 된다. 칼이 칼답게 쓰일 때 비로써 칼 주인이 인격자임이 드러난다. 인격이 결여된 말을 함부로 하여 남편의 기를 꺾는 일이 비일비재한 현실이 참으로 답답할 때가 많다. 존경받는 지위에 있는 여성일수록 일하는 자의 기쁨을 누린다. 돈 잘 버는 능력 있는 여성일수록 지혜로운 덕목으로 직장이나 가정에서 바로 서게 될 때 사람들은 암닭이 울면 어쩌구 저쩌구 하지 않을 것이다. 옛말에 여자만 있으면 악마 세상이요, 남자만 있으면 영웅 세상이라 했다. 남녀가 섞여 살면서 음양의 조화를 이룰 때 천사들도 부러워하는 인간세상이 된다고 했다. 자기가 말 많이 하기보다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여성이야말로 존경을 받을만한 배려의 자질을 지녔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양심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 들리지 않는 신의 소리까지 들을 줄 아는 여성이야말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지식의 불을 끄고 우리안의 목소리를 낯울수록 미세한 지혜의 소리가 들릴 것이다. 이때야 말로 손상된 부상(父像)은 회복될 것이며 약화된 아버지의 위상이 깃발처럼 펄럭이는 밝은 사회가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부권(父權) 복원에 나지막하게 솔선해 앞장 설 때가 여성다울 때가 아닐까 싶다. 아예 목소리를 죽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 필요 적절하게 목소리를 내어 봄>이 슬기있는 순종이라는 말이다. 왜냐하면 여성의 존재(存在)가치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있을 때 더 생산적이고 더 조화롭기 때문이다. 봐 줄 남성이 없다면 여성이 더 아름다워야 이유가 있을까? 이 관계성에 있어 의미 상실은 너무 절실하여 강남의 성형외과 의사들을 긴장시키며 우울한 월요일만 불어 닥칠 것이다. 시선을 안으로 모아 자신을 들여다본다. 기 살리기 운동은 나부터다. 가라앉은 아버지 기(氣)가 증발하여 기진하기 전에 남아있는 기라도 모아 기 살리기에 힘 쓸 때라고 깨닫게 된다. “내 뼈중에 뼈요, 살중에 살”이라고 감격해서 극찬하던 그 첫사랑의 탄성을 다시 상고해 봄이 이 시점에 퍽 유익할 것 같다. 이때 파생되는 상생의 에너지는 몇 갑절로 증폭하여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은총의 우산 아래 창조질서 매뉴얼대로 아내가 행복하고 남편이 행복하고 자녀가 행복한 가정이란 소왕국에서 더불어 사는 길이 우리 모두가 잘 사는 길인 것이다. 왜냐하면 지상에 있는 천국의 모형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아버지 주일이다. 가정의 머리는 제사장이기에 위에 것을 생각하고 하늘만 처다 보아야지 축 처지는 무게에 눌려 땅만 내려다보면 굽어지는 등줄기 따라 마음마저 휠까 저어된다. 문득 씨엠 쏭이 떠오른다. 하루만이라도 '아빠 힘내세요 내가 있잖아요’ 미국의 한국 아버지들이여! 아버지 주일 만세, 만 만세다. 필라델피아 뉴스 매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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