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쓰기 / 김영교

2011.08.24 03:05

김영교 조회 수:420 추천:136

자서전 쓰기 / 김영교 안경을 들고 깨어나는 하루 오전은 양안(兩眼)이 2점 영의 시력 오후는 난시에 착시 매일 그 희한한 시력이 '오늘'이란 나의 자서전을 쓴다 순간순간이 멋지게 이어지는가 싶더니 줄을 서는 썩고 타서 숯이 된 시간들 하얗게 비듬처럼 깔린다 또 일어나 걷고 허공에 높이 달린 솟대* 천하대장군 장대 끝의 기러기와 볍씨 주머니 수호신처럼 시를 쓰고 태우고 그 열기 그 힘 그 향기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나의 자서전은. *농가에서 섣달 무렵에 풍년을 바라는 뜻으로 혹은 마을 수호의 상징으로 마을 입구에 높이 세운 장대. 그 끝에는 나무로 만든 기러기를 달아 놓기도 하고 볍씨를 주머니에 담아 높이 매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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