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방울/김영교
2008.09.21 01:49
너와 나,
가슴에 소망의 작은 불하나 켜
어두운 밤
조심스레 이민뱃길 나아간다
언어 장벽은 못을 박을 수 없는 휘장
어깨뼈를 녹이는 피곤의 벽에 휘감겨
할퀴는 낯선 표정에 외롭게 우는 밤
너와 나
손잡고 별빛 따라 전진한다
작은 일에도 열성을 다하며
그 모습 닮기를 소망하는 갑판위에서
구름이 가린 햇볕 기다리며
밤안개 걷힐 때 까지 견디며
체온이 식을까
팔 벌려 애써 보담는 뱃길
마음이 모아지는 성전해협
포구마다 보혈의 흔적
등대섬을 돌아
세상과 구별되는 항구에서
소원의 돛을 올리며
해도를 따라 기도바다로 출항하는 새벽
열린다 아침바다
언약은 인내를 키우고
구원의 방주는 약속 성취
작은 물방울, 우리는
너와 나, 더 작게 부서져
가없는 은혜 바다에서
뱃전을 출렁대는
우리는 작은 물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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