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와 좋은 소식/김영교

2008.10.30 05:21

김영교 조회 수:1066 추천:115

감나무와 좋은 소식 “감이 붉어지면 의사는 창백해진다” 란 옛 말이 있습니다. 가을철 붉게 익은 감 안에는 온갖 영양분이 들어 있어 이것을 먹게 되면 잔병이 없어져 의사는 그때부터 환자가 오지 않아 얼굴이 하얗게 창백해진다는 얘기입니다. 그 만큼 감의 높은 약리작용을 피력한 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감은 주성분인 포도당과 과당 외에도 비타민의 모체인 베타 카로틴이 풍부하고 비타민 C는 사과의 8-10배나 되며 피를 멈추게 하는 지혈효과도 뛰어나 한방에서는 피를 토하거나 뇌일혈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감을 많이 권하고 있는 게 그 증거이기도 합니다.   주고 또 주는 마지막 혼신의 액즙까지 줍니다. 바로 감식초입니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민간전래 방법으로 숙성시킨 이 식초는 유기산이 많아 당뇨, 비만 등 성인병예방, 피로회복에 치료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원활한 배변을 통한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도 효험이 커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감잎에는 섬유질, 단백질, 엽록소, 칼슘, 비타민, 무기질이 많아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새로 돋아 난 감잎에 함유된 비타민 C는 같은 양의 레몬의 20배나 되기 때문에 괴혈병 예방에 좋으며 동맥경화, 뇌출혈, 순환기 질환, 빈혈, 고혈압, 감기예방 등에 감잎 차가 좋고, 하루에 한 두 잔이면 필요한 섭취량의 영양분을 충족시킨다고 하니 이런 고마운 자연 처방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감꼭지 말린 것은 딸꾹질을 멈추게 하거나 야뇨증을 고치는데 에 쓰이며 덜 익은 감의 떫은 탄닌 성분은 체내 점막표면의 조직을 수축시키는 수렴작용을 하기 때문에 설사를 멎게 하며 화상이나 동상을 치료하는데도 쓰인다고 합니다. 주독을 없에는 등 숙취에  효험이 뛰어나 의사의 안색이 창백해질 법도 하지 않습니까?     왜 감이 기독교적인 과일일까요? 감나무는 나사렛의 청년 예수처럼 완전히 주는 나무입니다. 생 걸로 먹고, 말려서 먹고, 익혀서 먹습니다. 바로 단감이, 곶감이, 또 홍시의 단계가 그렇습니다. 요새는 감 장아찌로도 먹습니다. 어느 과일이 이런 재롱을 떠는 것을 보셨나요? 새 순 돋는 잎은 차를 끊여 마시고, 감꽃은 한방 약제로,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부엌에서 쓰는 감나무 도마는 으뜸으로 치며, 장롱을 만드는 목재로도 애용됩니다. 또 감나무 잎이 서리를 맞아 단풍이 들면 먹이 잘 묻어 종이 대용으로 연서나 시를 쓰는 시엽지가 되기도 하니 그야말로 완전 희생을 실천하는 나무입니다.    더 기막힌 비밀은 감 씨를 아무리 심어도 감나무는 안 나온다는 것입니다. 싹이 터서 나오는 것은 도토리만큼 작고 떫은 고욤나무입니다. 이때 감나무에 접목해야만 감이 열리는 진짜 감나무가 됩니다. 감 씨를 심어 고욤나무가 나와 3-4년쯤 되면 그 줄기를 대각선으로 째고 기존의 감나무 가지에 접을 붙이는 것인데 완전히 접합되어야, 인내와 기다림 속에서 새 생명인 <감>의 발아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거기엔 생가지를 찢는 아픔이 있고 본 가지에서 떨어져 나가는 떠남의 슬픔도 있습니다. 그것이 <감>이란 새로운 생명체에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부인(自己否認)의 처절한 떠남 없이는 인간의 구원의 도(道)가 없다는 깨달음이 숨어 있습니다. 예수와 접 부쳐야 부활이란 나무에 영생의 열매로 맺히는 용서받은 죄인의 유일한 구원 법칙이 여기서도 명백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입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담백하고 순한 감잎 차를 가까이 두었습니다. 우주를 담고 있는 의미의 감잎차 한잔, 기울려 마실 때 내 안의 마른 골짜기마다 물기 돌아,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걸러졌고 막힌 가슴이 뚫리는 듯 했습니다.   이토록 버릴 것 하나 없이 인간에게 한없이 주기만 하는 감나무, 약국에서도 살 수 없는 보약입니다. 힘이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예수이듯 말입니다. 오직 믿음으로만 예수란 보약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우리를 향한 창조주의 은혜가 아니겠습니까?.    감 농사가 풍작이면 덩실덩실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와 민족의식은 예수를 심기에 가장 적합한 마음밭이 아닐 런지요. 감은 분명 순교자의 사명을 띄고 인간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사도적 과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선비 같은 감을 들어 십자가의 도(道)를 전파한 역사적 의미는 인간을 향한 그의 계획이 축복의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인생의 가을 철, 감을 통해 예수를 만나는 일, 늘 열려았는 도서실같아 여간 좋은 소식이 아니지 않습니까? 배경곡: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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