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일가

2004.02.02 18:44

김영교 조회 수:449 추천:138

신발도 없이
달려나간 바람새끼들
그토록 보고 싶은 애미 얼굴이었다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발길
출생부터 알고싶어
들판을 뒹굴고
숲을 흔들어
산꼭대기로 치솟아 휘휘 돌아다녔다

쏘다니다 지쳐
눕기 전에
발바닥에 묻어 온 흙먼지
비몽사몽에 눈을 뜨고
물가로 단숨에 내처 씻고 떠드는데
빛 항아리 가득
흰 구름 벤 파아랗게 배부른 하늘
잠잠히 누워있어
그만
무안해지는 세상소리

가만히 있지 못하는 손끝이 닿기 만해도
생기는 아름다운 충돌
애미의 옷자락에 감추어진
체온을 떨구다 건드린 파문
둥글게 둥글게 원을 그리며
수면 밖으로 밀려나는
그 얼굴, 보일 듯 살점이 떨리며
몸집만 불어나 자세히 볼수록 보이지 않는다

장성한 바람의 뒷모습만 무더기로 털고 일어서는 오후

아! 밀리고 당기는 내 가슴속 그리움의 바람일가(一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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