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의 빛이다

2005.11.28 14:03

이창순 조회 수:112 추천:9

오늘부터는 교회력으로 강림절이 시작됩니다. 강림절은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계절을 말합니다. 사랑의 화신이기도 하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이 기간에 저는 몇 가지 감동적인 이야기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첫 번째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동화책을 소개합니다. 그림과 함께 10 분이면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 의미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어른들까지도 애독하는 책입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옛날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매일같이 나무에게 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한 잎 두 잎 주워 모았습니다.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 숲 속의 왕자 노릇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줄기를 기어 올라가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타고, 사과를 따먹기도 했습니다. 나무와 소년은 때로 숨박꼭지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소년은 나무 그늘에서 단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를 무척 사랑했고,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소년도 점점 나이가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홀로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나무를 찾았을 때 나무는 말했습니다. "얘야, 예전처럼 내 줄기를 타고 사과도 따먹고 그늘에서 놀며 즐겁게 지내거라." 그러나 소년은 이제는 그렇게 놀기에는 너무 커져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소년은 물건도 사고, 신나게 놀고 싶은데 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나무에게 돈을 줄 수 없냐고 말했습니다. 나무는 돈이 없어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내 사과를 따서 도회지에 가지고 가 팔면 돈이 생길테니 그렇게 하지 않겠니?"하고 말했습니다. 소년은 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따 가지고 가 버렸지만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오랜 세월은 지나도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고, 나무는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돌아왔습니다. 나무는 기쁨에 몸을 흔들면서, "내 등줄기르 타고,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즐겁게 놀아."하고 말했습니다. 소년은 이제 나무에 올라가 놀 만클 한가롭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집도 필요하고, 아내도 얻어 자식도 낳아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나무는 자기의 가지를 베어다가 집을 지어 행복하라고 말했습니다. 소년은 나뭇가지를 베어 가지고 집을 지으러 가 버립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떠난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나무는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중년이 되어 나무를 찾아 왔습니다. 나무는 너무 반갑고 기뻤습니다. 그러나 소년은 나무에게 먼 곳으로 데려갈 배 한 척이 필요하니, 그 배를 달라고 말했습니다. 나무는 자기의 몸을 베어다가 배를 만들어,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 행복해질 거라고 말했습니다. 소년은 나무둥치를 베어 배를 만들어 타고 떠나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으나, 정말로 행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소년은 초라한 할아버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잘려 나간 밑둥만 남은 나무는 그에게 더 줄 것이 없어 미안했습니다. "얘야, 이젠 내가 줄 것이 없어 미안하다. 내 밑둥에 앉아 쉬기라도 해라." 초라한 노인은 잘려 나간 밑둥만 남은 나무에 앉아 쉬었습니다. 사랑이란 모름지기 아낌없이 내어 주는 것, 사랑하기 때문에 이 밖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기를 내어 주는 희생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싶었을까? 어머니의 사랑이든, 이성간의 사랑이든, 친구간의 우정이든 모든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아야 할까? 아직도 읽으면 읽을 수록, 외워보면 외워 볼 수록 가슴이 촉촉이 젖어들고, 눈안개가 피어 오르고, 콧날이 찡해지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수채화처럼 얼머나 담백하고 순수한지, 요란하지도 어지럽지도 않은 이 희디흰 설경과 같은, 연분홍 꽃잎과 같이 얼마나 거룩하고 고결한 감동을 주는지... 실버스타인, 그 작가에게 새삼 고마움을 금할 수 없다. 이처럼 순결무구의 사랑 얘기를 써낸 그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신의 감동을 받지 않고서야 어찌 이처럼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쓸 수 있었을까? 이 한 권의 책은 10 분도 안 걸려 다 읽을 수 있으나, 10 년도, 100 년도 넘게 그 감동이 조용히 물살 지을 책이라 이 한 권을 권하고 싶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사랑을 그리워하는 분들께-. <200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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