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사람, 고양이 같은 사람

2005.07.28 13:15

김환중 조회 수:538 추천:8

   미국에 와서 느낀 것들이 많지만 그 중에 하나가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을 집에서 기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키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긍정적으로는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많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고, 부정적으로 본다면 사람에게서 사랑을 못 느끼고 못 받아 외로우니까 사랑할 대상으로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애완동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개와 고양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대표적인 것은 개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고양이는 공간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사람과 관계를 맺는 개는 주인을 알아보고 반기며 순종하고 충성하기를 좋아합니다.  개는 공간이 자기에게 좀 맞지 않아도 사람을 좋아하고 따릅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사람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람의 품이 따뜻하기 때문에 그 공간을 파고들고 기댑니다.  사람 품보다 아랫목이 더 따뜻하면 미련없이 사람의 품을 떠나는 것이 고양이의 본성입니다.  하지만 개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따뜻한 부엌 아궁이 앞에서 곤히 잠을 자다가도 주인이 부르면 모든 좋은 공간을 포기하고 주인에게 달려옵니다.  개는 사람과의 관계를 더 중요시 하는 본성을 지녔고, 고양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공간을 더 중시하는 본성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집나간 개가 돌아온다면 개는 주인을 찾아오는 것이고, 집나간 고양이가 돌아온다면 집이라고 하는 공간을 찾아오는 것입니다.  고양이에게는 아무리 가까이 하고 은혜를 베풀어도 감사할 줄 모르고 은혜에 보답할 줄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는 주인이 별로 잘해 주지 않아도 주인을 향한 충성을 변치 않습니다.
   사람을 동물에 비교하는 것이 좀 멋적지만 신자도 공간과 관계를 맺는 고양이 같은 신자가 있고, 개와 같이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는 신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 같은 신자는 하나님과의 관계나 사람과의 관계를 별로 중요시 하지 않습니다.  크고 화려한 예배당, 편안한 분위기, 자신에게 잘 맞는 부류의 사람들, 잘 조직된 제도들을 찾아 교회를 선택합니다.  엄격한 의미에서 그런 사람은 주님을 예배하고 주님을 만나기 위해 교회에 나가는 것이 아니고 자신을 위해 공간을 찾아 예배당에 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교회에 나와 하나님을 만나고 믿는 신자들의 공동체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고 자기 마음에 맞는 공간을 찾아가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개와 같은 신자는 아름답고 편한 공간 자체 보다는 하나님과 신자들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런 분들은 예배당이라고 하는 공간을 찾아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 나와서 하나님을 만나고 신자들을 만납니다.
   이것은 단순한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본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대단히 심각한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공간과 관계를 중요시하는 본성을 지녔는지 아니면 하나님과 성도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본성을 지녔는지 점검해 보았으면 합니다.  본성이 다르다는 것은 소속이 다름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개같은(?) 혹은 개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요?



<07/24/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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